한때 ‘투박한 박스형 짐차’라는 혹평을 받던 기아 PV5가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무대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독일 국제포럼디자인(International Forum Design)이 주관하는 ‘2026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금상 1개, 본상 31개 등 총 32개 상을 휩쓸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새로 썼다.
2024년 31개 수상에 이어 2026년 32개로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은, 현대차·기아가 제품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 경험 전반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확장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1만 출품작 중 75개에만 주어지는 ‘금상’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로 꼽히는 iF 어워드는 1954년부터 매년 디자인 독창성과 영향력을 종합 평가해 부문별 최고작을 선정한다.
이번 수상의 정점은 단연 기아 PV5의 제품 부문 금상이다. iF 어워드 금상은 전 세계 1만여 개 출품작 가운데 단 75개에만 수여되는 최고상으로, 그 희소성만으로도 글로벌 디자인 업계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심사위원단은 PV5에 대해 “실용성 중심의 설계, 목적에 부합하는 구조, 인간 중심적 내부까지 디자인 언어가 일관되고 자신감이 넘친다. 미래를 향한 준비가 명확히 드러나는 제품”이라고 호평했다. 단순한 상업용 밴을 넘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극단적 오버행 절제…공간 철학으로 일군 디자인
PV5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차체 곳곳에 구현했다. 전장 약 4.7m, 휠베이스 약 3m로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를 통해 실내 공간을 극대화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풀 플랫 플로어는 센터 터널을 완전히 제거해 좌우 이동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실내는 ‘오픈 박스(Open Box)’ 콘셉트 기반의 가변형 구조로 목적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재구성할 수 있다. 2중 6각 구조 베타젤이 적용된 시트는 체압을 분산하고 미세 진동을 최대 25%까지 줄여 장시간 탑승 환경을 개선했다. 전면부는 상단의 깨끗한 면과 하단의 견고한 조형이 대비를 이루며 미래지향적 분위기를 완성했다.
PV5는 이미 2026 세계 올해의 밴(IVOTY)을 심사위원 전원 일치로 수상한 데 이어, 영국 왓카 어워즈에서 올해의 MPV를 받았고 세계 올해의 차 디자인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출시 당시의 혹평이 무색하게, 글로벌 시상식 무대에서 연속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품 넘어 UI·UX·영화까지…’통합 브랜드 디자인’의 진화
한편 이번 수상은 PV5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제품 부문에서 아이오닉 6 N, 콘셉트 쓰리(Concept THREE), 더 기아 EV4·EV4 해치백 등이 본상을 받았고, 브랜딩&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는 아이오닉 5를 소재로 한 단편 영화 ‘밤낚시’가 필름·캠페인 분야에서 동시 수상하는 이례적 성과를 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경험(UI/UX) 부문에서도 기아 PV5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제네시스 마그마 UI, 현대차그룹 통합 소프트웨어 브랜드 Pleos 등이 본상에 올랐다. 자동차 설계에서 출발해 디지털 인터페이스, 공간 건축, 브랜드 영상 전반으로 디자인 평가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각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디자인 철학과 미래에 대한 영감이 응집된 결과”라며 “모빌리티부터 브랜드 경험 전반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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