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실종자 3분의 1 생존 가능”…유족들 “비극 축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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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실종자 3분의 1 생존 가능”…유족들 “비극 축소” 반발

뉴스비전미디어 2026-03-28 16:06: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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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멕시코 정부가 마약 카르텔과의 전면전 이후 급증한 실종자 가운데 약 3분의 1에서 생존 징후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종자 가족들과 인권단체들은 이를 국가적 비극을 축소하려는 시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당국은 실종 신고된 약 13만 명 가운데 31%에 해당하는 4만367명의 행정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출생·혼인 신고, 세금 납부 등 다양한 정부 데이터베이스를 교차 분석한 결과, 이들이 실종 신고 이후에도 활동 흔적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마르셀라 피게로아 안보 책임자는 “해당 수치는 일부 실종자들이 여전히 살아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 중 5269명은 소재가 확인돼 공식 실종자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특히 일부 사례가 범죄와 무관한 자발적 가출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지 수색 단체와 유가족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정부가 행정 데이터만으로 실종자 문제를 재해석하면서 실제 범죄 피해를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종자 가족 단체 리더 헥토르 플로레스는 “조사 방식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숫자를 줄이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멕시코의 실종자 문제는 2006년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카르텔 조직은 보복 납치와 암매장을 통해 공포를 확산시켜 왔으며, 일부 사건에서는 부패한 공권력이 연루된 정황도 드러났다. 강제 실종은 살인 통계를 은폐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돼 왔다.

인권단체들도 정부 발표에 우려를 표했다. 미겔 아구스틴 프로 후아레스 인권센터의 마리아 루이사 아길라르 소장은 “데이터 정비 노력 자체는 필요하지만, 이번 발표는 국가의 책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 년간 이어진 실종 사태로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은 통계 조정이 아니라 실질적인 진상 규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 강제실종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은 신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실종자 규모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의지 부족과 보복 우려로 인해 많은 사건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 정부의 이번 발표는 실종자 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정비 시도로 평가받는 동시에, 국가 책임을 둘러싼 논쟁을 더욱 격화시키며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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