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이코노미스트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주식시장과 실물 경제 전반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미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르다. 그는 지난 수개월 동안 미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이란 전쟁 이후에도 그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 한 달 동안 지정학적 긴장으로 금융시장이 심하게 뒤흔들렸음에도 그는 여전히 앞날을 밝게 보고 있는 것이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27일(현지시간) 아폴로의 블로그 '더 데일리 스파크'에서 자신의 최근 견해를 공유하며 종전 후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아마도 4~6주간 지속할 변동성에 시장이 과잉 반응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궁극적으로 석유시장, 공급망, 지정학적 측면에서 향후 50년간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몇 주간 소비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데이터를 인정하면서도 사람들의 말과 실제 행동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분야에서 소비지출이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 연방정부의 부분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으로 인한 공항 혼란에도 항공 여행과 호텔 수요 데이터가 견고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런 긍정적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걸프 지역이 더 안정되고 세계 경제와 더 긴밀하게 통합될 것"이라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입장에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으로 분쟁이 종료되면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다시 반영되고 장기 금리는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거물급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란 전쟁 이후 미 경제의 운명에 대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유가 상승이 지속할 경우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촉발될 수 있다며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20달러를 중요한 기준선으로 지목했다.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학 교수는 전쟁의 지속으로 미 경제가 1970년대 오일 쇼크와 유사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 고문 역시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 영향으로 향후 12개월 내 미 경제의 하강 위험이 30%로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마무리되면 미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최근의 정책들 덕에 성공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인공지능(AI) 지출, 산업 부흥, 그리고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이 미 경제에 제공하는 강력한 순풍을 상쇄할만큼 이란 쇼크가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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