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아 많은 암 환우들과 가족들에게 큰 두려움을 주는 암이다. 췌장암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매일 먹는 식습관의 교정이 필수적이다.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최석재 교수는 최근 건강 유튜브 채널 '지식의 맛'에 출연해 췌장을 혹사시키고 암 발병률을 급격히 높이는 '일상 속 피해야 할 치명적인 식습관 6가지'를 꼽았다.
췌장을 쥐어짜는 '혈당 스파이크', 단순당과 액상과당 탓
최 교수는 가장 먼저 빵, 떡, 면 등 밀가루 위주의 단순당과 콜라 등 음료에 포함된 액상과당을 췌장암 위험 원인으로 지목했다. 단순당은 섭취 시 소장으로 매우 빠르게 넘어가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치솟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췌장은 무리하게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췌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한다.
미국 임상영양학저널(AJCN)에 발표된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에 따르면 가당 음료나 액상과당을 하루 2회 이상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췌장암 발병 위험이 무려 9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이 쉴 수 있도록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복합당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고, 식사 시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혈관 염증과 췌장 세포 변이의 주범 ‘튀긴 음식’
두 번째 위험 음식은 튀김류다. 고온의 기름에서 조리된 튀긴 음식은 체내에서 산화력이 강한 활성산소를 대량으로 생성해 정상 세포를 공격하고 노화를 부추긴다.
특히 고온 조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최종당화산물(AGEs, 당독소)에 주목해야 한다. 국제학술지 '암 연구(Cancer Research)' 등 다수의 종양학 연구에 따르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최종당화산물은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췌장 세포의 돌연변이를 촉진해 췌장암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한다. 췌장 건강을 위해서는 식재료를 튀기거나 굽는 대신 삶거나 찌는 담백한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만성 췌장염의 도화선 술(알코올)
세 번째로 꼽힌 것은 1급 발암물질인 술이다. 최 교수는 "췌장에 염증이 심해져 만성 췌장염이 됐을 때 췌장암 발병 확률이 20배 이상 증가한다"며 술이 만성 췌장염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임을 강조했다.
과도한 음주는 췌장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췌장관을 막고, 췌장 세포를 스스로 파괴하는 급성 및 만성 췌장염으로 이어진다. 미국 암연구소(AICR) 역시 하루 3잔 이상의 음주가 췌장암 위험을 명백히 높인다고 경고한 바 있다.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소화기 및 췌장 기능이 약하다면 절대적인 금주가 필요하다.
건강을 위해 마시던 '과도한 즙'의 배신
건강을 챙기기 위해 즐겨 먹는 양파즙, 배즙 등 즙 형태의 식품도 췌장 건강에는 독이 될 수 있다. 원물을 즙으로 내면 당분이 고도로 농축되며, 액체 상태라 체내에 들어왔을 때 소화 과정 없이 흡수가 비정상적으로 빨라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킨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결국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느라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건강을 위한다면 즙 형태보다는 껍질째 씹어서 원물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췌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 올바른 방법이다.
국·물에 밥 말아 먹기, 소화 기능을 망치고 췌장을 혹사
입맛이 없을 때 흔히 물이나 국에 밥을 말아 훌훌 넘기곤 하는데, 이는 췌장에 매우 치명적인 습관이다. 밥을 물에 말아 먹으면 입에서 침과 섞이며 씹는 과정이 생략되고, 위산마저 물에 희석되어 소화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결국 위에서 제대로 분해되지 않은 음식물이 소장으로 넘어가면서, 췌장이 이를 소화하기 위해 과도한 효소를 뿜어내며 혹사당하게 된다. 식사 시에는 꼭꼭 씹어 먹어 위와 췌장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영양 불균형과 염증을 부르는 '젓갈·장아찌 등 짠 음식'
염분이 과도하게 들어간 젓갈이나 장아찌는 그 자체로도 위와 췌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더 큰 문제는 짠맛이 강한 반찬 위주로 식사를 하다 보면, 췌장 건강에 필수적인 항산화 물질과 무기질,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등의 섭취가 극단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러한 영양 불균형은 결국 몸의 염증 수치를 높인다. 췌장 건강을 지키려면 짠 반찬을 줄이고, 현미밥과 초록색 채소를 충분히 챙기는 식단 구성이 필요하다.
췌장은 우리 몸의 소화와 대사를 책임지는 묵묵한 장기다. 췌장이 더 이상 병들지 않도록, 오늘부터 당장 냉장고 속 나쁜 음식들을 비워내고 잘못된 6가지 식습관을 바로잡는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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