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빈의 유통톡톡] "물건만 파는 시대 끝"···'머무는 공간'으로 변신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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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빈의 유통톡톡] "물건만 파는 시대 끝"···'머무는 공간'으로 변신한 편의점

여성경제신문 2026-03-28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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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고, 보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유통가 뒷얘기와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비재와 관련된 정보를 쉽고 재밌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마트24가 서울 명동에 선보인 ‘K-푸드랩’ /이마트24

봄맞이 외출이 늘어나는 요즘. 간편하게 먹거리를 구매하기 위해 편의점을 들르는 일이 잦아지고 있지 않나요? 날씨가 좋아서 한강공원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들르게 되는 곳도 편의점입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편의점을 하나의 관광코스로 즐기고 있지요. 그만큼 편의점의 존재감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공간으로까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제 편의점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머물고 경험하며 한국의 트렌드를 체감하는 하나의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런 편의점이 이제 더 이상 ‘잠깐 들르는 곳’에 머물지 않고, 머무르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점포 수 확대 경쟁이 한계에 다다르자, 이제는 상권과 고객 취향에 맞춘 ‘체류형 콘셉트 매장’으로 승부를 보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모습입니다.

이마트24 'K-푸드랩 명동점' /이마트24
이마트24 'K-푸드랩 명동점' /이마트24

K-콘텐츠 체험부터 러닝·뷰티까지···편의점의 ‘경험 확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마트24가 서울 명동에 선보인 ‘K-푸드랩’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 특성을 반영해 K-푸드뿐 아니라 뷰티와 K-팝 굿즈까지 한 공간에 담은 일종의 ‘K-콘텐츠 체험 매장’인데요. 회색 건물 사이에서 눈에 띄는 오렌지색 외관과 면발을 형상화한 대형 오브제로 시선을 끌고, 내부는 체류를 유도하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약 39평 규모 매장은 층별 역할도 명확합니다. 1층은 K-뷰티와 굿즈, 선물세트를 모은 콘텐츠 공간에 환전 키오스크와 택스프리 시스템까지 갖춰 쇼핑 편의성을 높였고, 2층은 높이 2.8m의 ‘라면 아카이브 월’에 편의점 업계 최대 수준의 라면을 진열했습니다. 단순 판매를 넘어 김치와 분식과 함께 라면을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해 ‘한국식 라면 문화’를 직접 경험하도록 만든 점이 특징입니다.

CU 러닝스테이션 시그니처 1호점(CU 한강르네상스여의도3호점)_3
CU 러닝스테이션 시그니처 1호점(CU 한강르네상스여의도3호점) /CU

이처럼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변화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확인됩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아예 러닝을 테마로 한 매장을 내놨습니다. 여의도 한강 인근에 문을 연 ‘러닝 스테이션’은 편의점을 단순 구매 공간이 아니라 러너를 위한 플랫폼으로 확장한 사례입니다.

실제로 한강 일대 3개 점포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러너 방문이 늘면서 음료, 간편식, 라면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반영해 선보인 ‘시그니처 매장’은 물품보관함과 탈의실은 물론, 에너지젤·보호대·타월 등 러닝 용품을 세분화해 배치하고, 휴식 공간과 포토존, 체험존까지 결합했습니다. 러닝 전 준비부터 운동 후 휴식, 인증 콘텐츠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 CU는 서울 성수동에 디저트 특화 편의점인 ‘CU 성수디저트파크점’을 지난 2월 오픈했습니다. 최신 디저트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두바이, 연세우유, BH405 등 CU 대표 디저트 큐레이션존부터 오븐형 에어프라이기, 휘핑크림 디스펜서, 토핑 등 DIY 체험존까지 상품, 공간, 체험을 결합한 새로운 특화 편의점 모델이지요.

뷰티 영역에서도 체류형 전략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의 GS25는 AI 뷰티 디바이스를 도입해 퍼스널컬러 진단부터 화장품 구매까지 한 번에 가능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얼굴을 스캔하면 약 3초 만에 피부톤과 비율을 분석해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하고, 결과를 QR로 받아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체험 → 진단 →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을 매장 안에서 완결시키려는 시도입니다.

GS25가 퍼스널컬러 진단과 얼굴형 분석을 토대로 무신사 위찌, 손앤박 하티 등 전용 화장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GS25가 퍼스널컬러 진단과 얼굴형 분석을 토대로 무신사 위찌, 손앤박 하티 등 전용 화장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GS25

세븐일레븐도 ‘뉴웨이브’라는 이름으로 상권 맞춤형 매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양대 캠퍼스 내 매장은 약 30평 규모로, 푸드스테이션을 전면에 배치하고 라면 진열을 3배 확대하는 등 대학 상권 특성에 맞게 구성했습니다. 그 결과 즉석식품 매출이 9.4배, 디저트 4.3배, 뷰티 2.6배, 간편식 2.1배 증가하는 등 체류시간 확대가 곧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서울·대전·대구·부산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총 14개의 뉴웨이브 점포를 운영 중이며, 이를 단순 매장 확장이 아닌 ‘지역 거점화’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입니다. 향후 수도권을 포함해 부산, 광주, 강원 등 전국 주요 상권으로 확대해 핵심 입지를 선점하고, 각 지역 특성에 맞춘 공간 구성과 상품 전략으로 체류형 소비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처럼 최근 편의점은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떻게 머물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관광지에서는 K-콘텐츠 체험 공간으로, 한강에서는 러닝 플랫폼으로, 대학가에서는 푸드 중심 공간으로 진화하는 식입니다. 결국 편의점이 일상 소비를 넘어 경험과 콘텐츠를 파는 ‘생활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이번 변화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U 성수디저트파크점 /CU
디저트 매대를 대폭 늘린 CU 성수디저트파크점 /CU

점포 줄이고 매출 늘린다···질적 성장 전환

이런 변화는 편의점 산업이 ‘양적 팽창’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질적 성장’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는 데서 비롯됩니다. 점포 수 확대를 통해 외형을 키우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점포 하나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지는 모습입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편의점 4사 공시를 종합하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2023년 5만4893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5만4852개, 2025년 5만3266개로 감소세에 들어섰습니다. 2024년 감소는 세븐일레븐의 미니스톱 인수에 따른 구조조정 영향이 컸던 만큼, 실질적인 감소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정 기업 이슈가 아닌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의미입니다.

개별 기업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업계 선두권인 GS25는 2022년 1만6448개, 2023년 1만7390개, 2024년 1만8112개로 늘던 점포 수가 2025년 1만8005개로 처음 감소하며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1만2152개에서 1만1040개로, 이마트24는 6140개에서 5510개로 줄었습니다. CU 역시 점포 수 자체는 1만8711개로 늘었지만, 순증 규모는 2023년 975개에서 2025년 253개로 크게 둔화되며 확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시장 포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구 대비 편의점 밀도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면서 신규 출점이 가능한 ‘좋은 자리’ 자체가 줄어든 데다, 인건비와 전기료 등 운영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스크랩 앤드 빌드(Scrap & Build)’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더 넓고 경쟁력 있는 입지에 특화 매장 형태로 재출점하는 방식입니다. GS25의 경우 이러한 전략을 통해 점포 수는 줄었지만, 2025년 편의점 사업 매출은 8조939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2%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각되는 것이 바로 ‘체류형 콘셉트 매장’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빠르게 구매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고객이 오래 머물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해 매장당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입니다.

편의점은 구조적으로 객단가가 낮은 업태입니다. 삼각김밥이나 음료처럼 즉시 소비 상품이 중심이기 때문에 방문 한 번으로 발생하는 매출이 제한적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체류시간을 늘려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라면 취식 공간, 러닝 전후 이용 가능한 편의시설, 퍼스널컬러 진단 기반 뷰티 서비스 등은 모두 ‘머무르는 시간’을 ‘매출’로 전환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한양대프라자점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한양대프라자점 /세븐일레븐

온라인 쇼핑과 퀵커머스 확산도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단순 상품 구매는 이미 온라인이 더 빠르고 편리한 만큼, 편의점은 가격과 속도 대신 ‘경험’과 ‘콘텐츠’로 차별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K-푸드 체험, 스포츠·뷰티 기반 서비스 등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요소를 강화한 사례입니다.

상권 맞춤형 전략도 함께 강화되고 있습니다. 관광지에서는 외국인을 겨냥한 체험형 매장, 한강공원에서는 러닝 특화 매장, 대학가에서는 즉석식품과 트렌디 상품 중심 매장 등 입지에 따라 콘셉트를 세분화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특정 고객층을 집중 공략하고, 체류시간과 구매 전환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편의점은 ‘누가 더 많이 점포를 확보하느냐’의 경쟁에서 벗어나, ‘한 점포가 얼마나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오래 머물게 하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출점 중심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체류와 경험을 기반으로 한 매장 설계가 편의점 업계의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스크랩 앤드 빌드=수익성이 낮은 기존 점포를 폐점하고, 더 좋은 입지나 대형 점포로 재출점하는 전략이다. 점포 수는 줄지만 매출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유통업계에서 활용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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