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기운을 깨우는 쌉싸름한 두릅이 제철을 맞았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큰맘 먹고 사 온 귀한 두릅이지만, 수분이 많아 조금만 방치해도 금방 시들거나 무르기 일쑤다. 비싼 값만큼이나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데, 의외로 많은 이가 두릅을 사 온 봉투째 그대로 냉장고에 넣는 실수를 범한다. 산지에서 갓 따온 듯한 아삭함과 향긋함을 오래도록 누릴 수 있는 '실패 없는' 보관 비결을 소개한다.
2~3일 내에 먹을 땐 '씻지 말고' 냉장고로
금방 먹을 계획이라면 냉장 보관이 정답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두릅을 절대 미리 씻지 않는 것이다. 물기가 닿으면 부패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겉면에 묻은 이물질이 신경 쓰이더라도 조리 직전에 씻는 것이 신선도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먼저 손질하지 않은 두릅을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가볍게 감싸준다. 이렇게 하면 종이가 남은 수분을 흡수하면서도 두릅이 마르는 것을 막아준다. 이후 비닐 팩이나 밀폐 용기에 담아 채소 칸에 넣으면 2~3일 정도는 싱싱함이 유지된다.
이때 봉투를 완전히 꽉 닫아 밀봉하기보다 약간의 공기가 통할 수 있게 틈을 두는 것이 요령이다. 숨을 쉴 수 있는 여유를 주어야 두릅이 안에서 짓무르지 않고 파릇한 상태를 더 오래 붙잡아둘 수 있다.
한 달 뒤에도 아삭하게, '소분 냉동'
양이 많아 장기간 보관해야 한다면 냉동실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생으로 얼리면 나중에 해동했을 때 식감이 질겨지고 색이 검게 변한다. 따라서 반드시 끓는 물에 살짝 데치는 과정이 들어가야 한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을 약간 넣는다. 물이 끓으면 두릅의 단단한 밑동부터 넣어 30초에서 1분 정도 짧게 데친다. 데친 두릅은 곧바로 찬물에 헹궈 남아 있는 열기를 완전히 식혀야 식감이 무르지 않는다.
열이 식은 두릅은 물기를 충분히 닦아낸다. 한 번 먹을 양만큼 나누어 지퍼백에 담고 공기를 최대한 빼서 얼리면 약 한 달간은 문제없이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소분해 두면 나중에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기 편해 조리 시간이 훨씬 줄어든다.
색과 향을 통째로 얼리는 '물 얼음' 비법
더 오랜 시간 두릅의 고운 초록빛과 향을 지키고 싶다면 '물과 함께 얼리는 방식'을 추천한다. 단순히 두릅만 얼리는 것보다 수분을 직접 보충하며 얼리는 것이 신선도 유지에 훨씬 효과적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데친 두릅을 냉동 용기에 담고 두릅이 반 정도 잠기도록 물을 자작하게 채운 뒤 그대로 얼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꽁꽁 얼어붙은 얼음 막이 두릅 표면이 공기와 닿아 마르는 것을 완벽히 막아준다. 시간이 흘러도 해동했을 때 갓 데친 것 같은 파릇한 색감과 아삭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비결이다.
해동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실온에 방치해 급하게 녹이면 두릅이 질척해질 수 있다. 냉장고로 옮겨 천천히 녹이거나, 차가운 물에 담가 서서히 해동해야 본연의 맛이 변하지 않는다. 해동이 끝난 직후 얼음기가 살짝 남아 있을 때 찬물에 한 번 헹구어 사용하면 한결 더 싱싱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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