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포츠계의 논쟁 중심에 서 있던 여성 종목 출전 기준이 대대적으로 바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부터 여성 종목 출전 자격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26일(현지 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IOC는 SRY 유전자 검사를 통해 여성 종목 출전 가능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해당 검사는 성별을 결정하는 핵심 유전자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단 한 차례 시행된다.
IOC는 이번 정책 도입 배경에 대해 “여성 종목의 공정성과 안전성, 그리고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새 규정은 2028년 7월 열리는 LA 올림픽부터 적용되며, 이전 대회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엘리트 스포츠에 한정되며, 생활체육이나 취미 스포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동안 IOC는 각 종목별 국제연맹이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 기준을 자율적으로 마련하도록 권고해 왔지만,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번에 통합 규정을 도입하게 됐다. 이 정책은 IOC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인 커스티 코번트리 위원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규정에는 성 발달 차이(DSD)를 가진 일부 여성 선수의 출전 제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올림픽 육상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획득한 캐스터 세메냐와 같은 사례도 향후 출전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IOC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남성으로 태어날 경우 근력과 파워, 지구력 등에서 경쟁 우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태아기, 영아기, 사춘기 등 세 단계에 걸친 테스토스테론 증가가 신체 능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여성 스포츠에서 트랜스젠더 선수의 참여를 제한하려는 정책 기조와 맞물려 국제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일부 외신은 이번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평가했다.
IOC의 이번 결정은 공정성과 포용성 사이의 균형이라는 난제를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향후 국제 스포츠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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