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예별손해보험 매각 절차를 앞두고 이목을 끌었다. SGI서울보증보험 지분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면서다.
얼핏 보면 서울보증 지분 매각은 예별손보 인수 성사에 도움될 수 있어 보인다. 예별손보가 새 주인을 만나도 예보가 정상화를 위한 자금을 지원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실상은 두 사안이 별개다. 예보가 서울보증 지분 매각으로 회수하게 되는 공적자금은 채권상환기금으로 들어가게 되며 예별손보 정리자금은 예보기금에서 지출될 예정이다.
서울보증보험 매각에 공적자금 1610억원 회수
예금보험공사는 26일 주식시장 개장 전 블록세일(시장외 대량매매)로 서울보증보험 지분 4.3%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주식 수로는 300만주 가량이다.
예보는 이번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 1610억원을 회수했다. 이로써 해당 자금을 포함해 서울보증보험에 지원된 원금 10조2500억원 중 5조3193억원을 되찾았다. 누적회수율은 50.35%에서 51.9%로 1.6%p 상향됐다.
이번 매매에 적극 나선 건 장기보유 목적인 롱온리(Long-only) 펀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당 펀드가 참여한 점을 두고 예보는 시장에서 서울보증보험이란 기업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예별손보 정상화 자금 준비해온 예보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예별손보 매각 절차가 내달 6일로 연기된 가운데 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은 관계된 사안으로 비칠 수 있다. 단순히 보면 지분 매각에 따라 발생하는 회수금을 활용할 수 있을 거란 추론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예보는 자금 마련을 준비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유재훈 전 예보 사장은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예별손보 전신인 MG손보 계약이전에 부족한 자산은 예보가 책임을 지게 되는데 수천억원 수준으로 부담을 질 각오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예보는 올해 예금보험기금에서 대기성 자본인 머니마켓펀드(MMF) 비중을 일시적으로나마 크게 늘리기도 했다. 이는 예별손보 경영 정상화에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계약이전을 위해 남긴 자금을 MMF로 운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인 걸로 풀이된다.
실제로 통상 예보가 잡는 MMF 비중은 1%대였으나 올해 자산운용지침을 통해 설정된 수치는 4.17%였다. 이를 감안하면 공적자금을 통해 확보한 회수금도 만약을 대비한 추가 재원 마련에 활용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비칠 수 있다.
자금 계정 별개…현 증시 적기 판단에 서울보증 지분 매각
결과적으로는 사실상 분류되는 자금 계정 자체가 다른 만큼 이번 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에 따른 회수금은 예별손보 지원과 관계가 없다. 회수되는 매각금액은 공적자금상환기금 계정에 들어가며 예보기금이 예별손보 정리자금에 활용된다.
그럼에도 공교롭게 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 시점이 예별손보 본입찰을 코앞에 두고 진행된 건 최근 주식시장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올해 5000선을 돌파한 코스피에 회수 차익이 크면 공적자금 회수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6만48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서울보증보험은 이후 주가가 다소 주춤하나 공모가(2만6000원) 대비 2배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 블록딜 당일인 전일 종가는 5만3900원이었으며 27일 오전 9시 35분 기준 주가는 전일 대비 1.48% 하락한 5만3100원이다.
예보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서울보증보험 매각 지분은 예전에 공적자금이 들어갔던 예금보험기금 채권상환기금의 자산이고 이걸 매각한 자금도 그 기금으로 들어온다”라며 “예별손보는 정리를 하게 되면 예금보험기금을 통해 정리하게 돼 전혀 상관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보증보험 지분을 현 시점에 매각한 이유에 관해서는 “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은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기에 당연히 현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라고 이 관계자는 답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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