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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여당(김동아 민주당 의원실)에선 대형마트의 전자상거래 행위에 대해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런 흐름은 충동적 결정이 아니라, 바뀐 시장구조를 반영한 정책 조정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여당 일부와 소상공인 단체 등의 반대 논리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근거 제시가 부족하다. 현 유통시장은 과거처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단순 대결 구도가 아니다. 이미 경쟁의 중심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대형마트 규제 도입 이후 온라인과 편의점은 급성장한 반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모두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새벽배송 규제의 가장 큰 수혜자는 온라인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다수 제시돼 있다. 즉, 대형마트만 묶어두는 규제가 과연 누구를 보호하고 누구를 키웠는지 냉정하게 다시 따져봐야 한다.
현재 당정이 논의하는 내용도 대형마트 특혜가 아니다. 오프라인 영업규제를 전면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온라인 배송 등 낡은 규제의 예외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현재 대형마트는 진입·영업규제를 동시에 받는 반면, 온라인 유통은 사실상 365일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 이런 비대칭 구조 속에서 대형마트에만 새벽배송까지 막아두는 것은 공정경쟁이 아니라 ‘역차별’에 가깝다. 소비자 선택권, 유통산업 경쟁력, 국내 유통자본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면 제한적 규제완화는 오히려 상식에 가까운 조정이다.
최근 산업통상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대형마트 규제 완화와 연계해 소상공인 상생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이제는 ‘규제로 막는’ 시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의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이념·정서적 반대나, 이해집단 편향적 접근이 아니다. 유통의 현실, 소비자의 편익, 소상공인의 지속가능성, 국내 유통산업의 경쟁력이라는 네 가지 축을 함께 보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 규제 완화는 시대 변화에 맞춘 최소한의 조정이며, 여기에 대·중소 유통 상생방안을 정교하게 결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정책 방향이다. 이젠 낡은 규제를 붙들고 있을 것이 아니라, 상생을 통해 유통생태계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정치적·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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