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4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 C&D홀에서 열립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69개의 유수 갤러리와 함께 엄선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그중 신진 작가 특별전 <ZOOM IN Edition 7>에 참여한 송다슬 작가와 함께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당신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이미지와 데이터에 매개된 채 살아가는 동시대의 신체감각과 정체성. 오늘날 우리는 이미지를 생산하는 동시에 소비하며, 현실과 미디어를 끊임없이 오가며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시간과 감각이 뒤섞이며 현재가 지속되는 상태가 구성된다는 데 흥미를 느낀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잘리고, 이어지며, 비선형적으로 튀는 시간의 흔적을 포착하고, 이를 무빙 이미지로 구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디지털 추상 무빙 이미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기 바란다.
미디어 네트워크와 그 화면 너머 현실에 있는 신체감각이 결합된 상태를 다루는 이미지를 일컫는다. 물질과 가상이 뒤섞인 환경에서 신체는 고정된 형태를 벗어나 끊임없이 변주된다. 나는 무빙 이미지를 통해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감각을 시각화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방식을 ‘디지털 태피스트리’라 소개하고 있다. 과거 여성 작가들이 수공예적 언어로 탐구했던 태피스트리를 현대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다시 전유하려는 시도이자, 디지털 오류를 직조의 기본단위로 삼아 가상의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2026 화랑미술제 신진 작가 특별전 <ZOOM-IN>에 출품한 작품의 공통된 특성이 있다면 무엇인가?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하는 오류나 균열을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 하나의 조형 언어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물성과 감각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내게 글리치(glitch)는 정해진 시스템을 벗어나는 하나의 방식이다. 예측 불가능한 흐름 속에서 생성된 글리치 이미지는 단순한 시각적 파열을 넘어 존재의 조건 자체에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관점을 드러내는 작업을 위주로 출품작을 구성했다.
무빙 이미지뿐만 아니라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 매체를 선택할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시간의 감각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매체를 선택한다. 매체 환경 속에서 소비되는 이미지와 현실의 신체 사이에는 늘 어긋나는 간극이 존재하며, 나는 이 간극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미지는 벽지, 커튼, 모니터 등 서로 다른 매체로 전환되며 각 매체의 물성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간의 감각을 만들어낸다. 이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매체를 선택한다.
작품이 관람객에게 어떻게 가닿길 바라나?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은 끊임없이 의미를 만들어내고 판단을 내리기를 요구하고, 속도와 효율을 앞세운다. 그 안에서 개인은 자신을 일관되게 설명해야 한다는 압력 속에서 자신의 감각과 시간을 빠르게 소모한다. 작품 앞에 잠시 머무는 행위 자체가 이러한 흐름에 대한 작은 저항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작품의 의미를 해석하기보다 각자의 심상을 떠올리는 경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