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 여부를 "오는 30일에 밝히겠다"며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김 전 총리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구시장 출마' 관련 당 차원의 공식 출마요청 회동의 자리를 가졌다.
김 전 총리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당의 의지가 분명하다"며 "다음 주 월요일(오는 30일)에 입장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제가 당에 오랫동안 요구했던, 어떤 지역도 소외받지 않고 어떤 지역도 낙후되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그래서 국가균형발전과 특히 지역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당의 의지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연이은 출마 요청을 두고 "저로서도 판단하기 어렵고 제가 정치인들의 성장을 막는 게 아닌가 생각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 현장에서 뛰는 후배들과 옛 동지들로 부터 '모든 걸 던져서 다시 도전하는데 외면할 거냐'는 간절한 요구도 왔었다. '이제는 피하기는 힘들겠구나'(는 마음으로) 정 대표께 대구발전, 대구경북 미래 비전을 말씀드리기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는 김 전 총리의 손을 잡으며 "심적으로 고심이 많은 것 같은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잘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후 함께 배석한 오영식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그간 절박하게 요청한 마음도 충분히 헤아렸기 때문에 주말을 거치며 심사숙고해서 30일 오전 10시 30분에 (국회로) 찾아뵙고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구 필승카드는 김부겸…뭐든 다 해드리고 싶다"
이날 정 대표는 김 전 총리에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대구선거를 이길 필승카드는 우리 김 전 총리밖에 안 계신다"며 출마를 거듭 요청했다.
이어 "며칠 전 민주당 공약 1호를 발표했다"며 "민생경제 대도약 추진단에서 어르신에게 그냥 다 해드리겠다는 차원에서 그냥 해드림 센터를 각 지방자치단체 별로 만들어 보살피겠다는 공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에는 무엇이든 다해드리고 싶다"며 "대구에서 필요한 것이라면, 총리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면 제가 '무엇이든 다해드림' 센터장이 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또 정 대표는 "대구는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장기 집권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구가 광역 단체 중에서 제일 잘 산다고 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가장 낙후되고 가장 정체된 도시"라며 "이것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총리께서 결단을 하셔서 용기를 내 달라고 부탁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민-군 통합 공항도 대구 시민의 한결같은 열망"이라며 "민주당이 잘 준비하고 대구 시민과 힘을 합쳐서 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고 했다. 이어 "합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구 시민의 열망을 받들어 대구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대구의 대전환, 대구의 대변화를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실현해 보고자 하는 게 민주당의 꿈"이라며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국민 통합을 실현해 보고 싶은 야심찬 꿈을 당도 갖고 있고 김 전 총리님도 갖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전 총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기도 했던 국민통합을 위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에 가서 국회의원·시장도 도전하셨는데 그런 정신을 이번에도 유감없이, 십분 발휘해주십사 당대표로서 절박한 심정으로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에 또 한 번 나가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이 당대표로서도 너무 가혹한 게 아니냐는 생각도 있어 미안한 마음도 있다"면서도 "더 큰 가치를 위해 결단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부탁했다.
정 대표는 "총리님은 공공재"라고도 했다. 국무총리·행정안전부 장관·국회의원 등을 역임한 경험과 경륜을 거론하며 "나 자신이 공공재다, 국가를 위해 쓰임이 있다면 용기를 내야 하겠다는 결단을 내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김 전 총리는 당의 출마 요구에 장고를 거듭한 배경에 대해 "가능하면 제가 아니라 좀 더 젊은 세대에 기회를 주는 게 어떠냐는 입장과 고민이 있었다"며 "정치를 한 번 정리한 마당에 다시 이런 열정이 나올 것이냐가 있었고 공직이 갖는 무게와 두려움도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왕 이렇게 된 거 정 대표에게 대구발전의 비전을 말씀드리고, 당의 의지를 확인해 말씀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며 "대구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실어주겠다는 단단한 약속을 정청래 대표께서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날 배석한 조승래 사무총장은 "공항 이전이나 대구 AX 전환, 로봇수도 등에 대한 당의 비전과 김 전 총리의 고민이 일치한다는 것을 공유했다"며 "당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한 번 더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또 "내일 공천관리위원회 회의가 있는데 대구시장 후보에 대한 추가 공모를 할 것"이라며 "(김 전 총리가 출마를) 결단하면 추가 공모에 응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 내에서는 대구·경북(TK) 지역 확장성을 가진 대표적 인물로 꼽혀 왔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40.3%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56%)에게 패배했으나, 대구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는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이후 2016년 총선에서는 대구 수성갑에서 득표율 62.3%로 김문수 당시 새누리당 후보(37.7%)를 누르고 당선돼 민주당 후보로는 31년 만에 대구 지역구 승리를 기록한 바 있다.
김부겸, 대구서 국힘 후보와 1대1 가상대결 모두 우위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후보로서 경쟁력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김 전 총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후보들을 상대로 모두 우위를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25일 나왔다.
영남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2~23일 대구 시민 8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구시장 여야 후보 간 '1대 1 가상대결' 조사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후보 8명과의 모든 양자 대결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47% 대 40.4%로 오차범위(±3.4%포인트) 내 접전을 기록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38.0%로 김 전 총리(45.1%)보다 7.1%포인트 낮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37.7%로 김 전 총리(47.6%)보다 9.9%포인트 낮았다.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김 전 총리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33.2%)과의 대결에서 49.3%로 16.1%포인트, 윤재옥 전 당대표 권한대행(32.9%)과의 대결에서는 47.6%로 14.7%포인트 앞섰다.
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27.1%)과의 가상대결에서는 50.3%, 최은석 의원(26.0%)과의 대결에서는 51.7%, 홍석준 전 의원(26.4%)과의 대결에서는 51.1%를 기록하는 등 모두 과반 득표로 우위를 보였다.
다자구도 지지도에서도 김 전 총리가 선두를 차지했다. 김 전 총리 35.6%, 이진숙 전 위원장 20.6%, 추경호 의원 10.6%, 주호영 부의장 10.1%, 윤재옥 전 권한대행 4.1%, 유영하 의원 3.2%, 최은석 의원 2.8%, 이재만 전 청장 2.5%, 홍석준 전 의원 1.5% 순으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4%p, 응답률은 7.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폴리뉴스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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