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터빈 수요 폭증에 글로벌 기업들 '코리아 패싱'...낮은 예비 가격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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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터빈 수요 폭증에 글로벌 기업들 '코리아 패싱'...낮은 예비 가격 손봐야

아주경제 2026-03-26 18:19: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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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전 세계적인 가스터빈 생산 확대 기조 속에서도 국내 발전사들이 물량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핵심적인 이유로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으로 북미 가스터빈 수요가 급증한 것과 관가의 고질적 문제인 최저가 입찰제가 꼽힌다. 북미 수요에 맞춰 가스터빈 가격·물량을 조정해야 발전 5사가 국내 전기 수요 증가와 탈탄소 기조에 제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스터빈 생산 기업인 GE버노바는 AI 데이터센터 확충 붐으로 인한 북미·중동 지역 전력 수요 폭증으로 3년 치 생산 물량(약 80GW)이 꽉 찬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이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8년까지 연간 가스터빈 생산능력을 24GW로 확대할 방침이다. 

점유율 2·3위 기업인 지멘스에너지와 미쓰비시중공업도 비슷한 이유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3년 치 생산 물량에 대한 예약이 꽉 찼고 이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들 3사 시선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고정돼 있다. 국내 가스터빈 수요는 관심 밖이다. 발전 5사와 3대 가스터빈 제조사 간 거래는 2024년 한국서부발전이 GE베노바와 공주LNG발전소용 터빈 공급 계약을 맺은 후 뚝 끊겼다.

전력 업계에선 글로벌 기업이 국내 발전사와 계약 체결을 꺼리는 이유로 최저가 입찰제를 지목한다. 북미 등 지역에서 가스터빈 공급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반면 기후에너지환경부·재정경제부·감사원 등에서 관리 감독을 받는 발전 5사로서는 높아진 단가를 맞추는 게 녹록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가스터빈 '르네상스'라고 불릴 만큼 기업들이 가격을 높여 부르는 상황"이라며 "반면 최근 발전 5사 중 한 곳이 발주한 사업은 최저가 입찰제로 인해 예비 가격이 너무 낮아 기업이 한 곳도 입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3대 가스터빈 제조사의 공백은 국내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채웠다. 일례로 지난해 한국남부발전이 발주한 안동복합 2호기와 하동복합, 한국서부발전이 발주한 여수·아산LNG발전 가스터빈 물량 모두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주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북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0월 미국 빅테크와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이어 지난해 12월 380㎿급 가스터빈 3기, 올해 3월 가스터빈 7기 등 추가 공급 계약을 맺으며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연간 가스터빈 생산능력이 8기로 한정된 터라 발전 5사 수요를 모두 충족하는 것도 어렵다.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만큼 기업들은 무작정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도 없다.

근본적 해법은 GE버노바와 지멘스에너지,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다시 국내 입찰에 참가해 두산에너빌리티와 경쟁할 수 있도록 발주 가격·물량을 북미 수준에 맞춰 현실화하는 것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GE버노바 등 글로벌 기업 얘기를 들어보면 가스터빈 1~2개 정도 물량은 입찰 참여가 어려워도 발전 용량 규모가 큰 프로젝트가 나온다면 충분히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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