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SNS 중독성' 첫 인정...메타와 유튜브 유죄 판결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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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SNS 중독성' 첫 인정...메타와 유튜브 유죄 판결 받아

BBC News 코리아 2026-03-26 17:59: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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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배심원단이 25일(현지시간) 어린 시절 SNS 중독으로 고통을 겪은 20세 여성이 메타와 유튜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기념비적인 승소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을 소유한 메타,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이 아동과 청소년에게 유해한 SNS 플랫폼 환경을 의도적으로 구축해 이 여성의 정신 건강을 해쳤다고 판단했다.

'케일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미국인 여성은 600만달러(약 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으며, 이 평결은 현재 미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수백 건의 유사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와 구글 모두 불복하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메타 측은 "청소년의 정신건강은 매우 복잡한 사안으로, 특정한 앱 하나와 연관 짓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모든 사건은 각각 다른 만큼, 당사는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방어해나갈 것이며, 온라인에서 청소년을 보호해 온 우리의 발자취에 확신이 있습니다."

구글 측 대변인은 "이번 소송은 책임감 있게 구축된 스트리밍 플랫폼이지, SNS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를 오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배심원단은 메타와 구글이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악의적이거나 억압적이며, 사기적인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해 케일리에게 300만달러의 보상적 손해배상과 추가 300만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중 70%는 메타가, 나머지 30%는 구글이 부담해야 한다.

케일리가 제기한 이번 소송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SNS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다른 아동 및 청소년들의 부모들은 5주간 이어진 재판 기간 내내 그래왔듯, 25일에도 법원 앞에 모였다.

평결이 내려지자 에이미 네빌과 같은 부모들은 다른 부모 및 지지자들과 포옹하며 환호했다.

이번 로스앤젤레스 평결 하루 전, 뉴멕시코주 배심원단은 메타의 플랫폼이 아동을 위험에 빠뜨리고, 이들을 성적으로 노골적인 콘텐츠에 노출되게 했으며 성범죄자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메타의 책임을 인정했다.

미국 리서치 기업 '포레스터'의 마이크 프룰룩스 리서치 디렉터는 연이은 이 평결들에 대해 SNS 기업과 대중 간 관계가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근 몇 달 사이 호주 등 일부 국가는 아동과 청소년의 SNS 사용을 막거나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영국 또한 현재 16세 미만 아동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프룰룩스는 "수년간 SNS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쌓여오다가 이제 마침내 끓어 넘치게 됐다"고 표현했다.

로스앤젤레스 법원 앞 계단에 앉아 기뻐하는 여성들
Getty Images
SNS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다른 아동 및 청소년들의 부모와 가족은 직접 평결을 듣고자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출석했다

지난달 법원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회장 겸 CEO는 배심원단 앞에서 자신의 기업은 13세 미만 사용자의 플랫폼 이용을 오랫동안 금지해왔다고 항변했다.

그러다 메타 내부적으로도 이보다 더 어린 아동들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내부 조사 문건이 제시되자, 저커버그 CEO는 13세 미만 이용자를 더 신속히 식별할 수 있기를 "항상 바래왔다"면서도, 메타가 "점차 시간이 지나며 올바른 지점"에 도달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의 모기업인 구글 또한 이 사건의 피고였으나, 재판의 대부분은 인스타그램과 메타에 집중됐다.

틱톡과 스냅챗 또한 피고로 포함됐으나, 모두 재판 직전 합의했다. 합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케일리의 변호인단은 메타와 유튜브가 "중독 기계"를 만들었고, 아동의 플랫폼 접근을 차단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케일리는 각각 9살, 6살의 나이에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시작했으며, 어린 나이로 인해 이용을 제한당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한 "SNS에 모든 시간을 쏟느라 가족과의 교류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10살 무렵부터 불안감과 우울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몇 년 후에는 심리치료사에게 이러한 심리 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어린 시절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부터 외모에 집착하기 시작했고, 코를 작게 만들고 눈을 크게 만드는 등 자신의 모습을 바꿔주는 인스타그램 필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케일리는 이후 신체이형장애 진단을 받았는데, 자신의 외모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집착하는 질환이다.

변호인은 무한 스크롤 같은 인스타그램의 기능이 중독성을 유발하도록 설계됐으며, 메타가 젊은 층의 플랫폼 사용을 유도하는 성장 전략을 추진해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문가와 전직 메타 임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젊은 이용자들이 더 오랜 시간 플랫폼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메타가 이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고도 덧붙였다.

케일리가 하루 최장 16시간을 인스타그램에 쏟았다는 변호인의 지적에 모세리 CEO는 그것을 중독의 증거라고 볼 수는 없다며 반박했다. 이어 하루의 대부분을 인스타그램에서 보내는 십 대가 "문제가 있다"고 표현했다.

케일리의 변호인단은 25일 평결에 대해 "우리 아이들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어떤 회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오는 6월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서는 메타 등의 SNS 플랫폼이 아동에게 해를 끼쳤다는 혐의와 관련해 또 다른 소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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