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 속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일부 증권사의 높은 거래 수수료율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금융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별 비용 구조 격차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투자 성과가 종목이 아닌 '증권사 선택'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9조6000억원을 넘어 전년 대비 약 39% 증가했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 확대에 따른 수탁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이러한 실적 성장의 배경에는 투자자 비용 부담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HTS 기준 주식 거래 수수료를 비교해보면 증권사 간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은 약 0.157%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뒤를 이어 한화투자증권은 약 0.152%, D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약 0.149%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키움증권·다올투자증권·LS증권은 약 0.015% 수준으로, 고수수료 증권사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를 1억원 거래 기준으로 보면 대신증권이나 삼성증권을 이용할 경우 약 15만~16만원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반면 키움증권 등 저수수료 증권사를 이용하면 약 1만5000원 수준에 그친다. 단일 거래에서도 10만원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데 거래가 반복될 경우 누적 비용 격차는 수익률을 좌우할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증권,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여전히 0.15%대의 높은 기본 수수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벤트 종료 이후에는 이러한 비용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고비용 구조'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대출 기간에 따라 금리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구간별 금리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1~7일에서는 일부 증권사가 3~7%대 금리를 적용하지만, 8~15일 구간에서는 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NH투자증권 비대면 기준 약 9% 수준까지 올라갔다.
16~30일 구간부터는 고금리 구조가 본격화됐다. 유안타증권은 약 9.7% 수준을 적용하고, 31일 이후 중장기 구간에서는 9.8% 내외까지 상승했다. 특히 91일 이후 장기 구간에서는 유안타증권이 약 9.85% 수준으로 가장 높은 금리를 유지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9.6~9.7%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국증권은 동일 구간에서 약 7.6% 수준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구조를 보였다.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할 경우 투자자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실제 5000만원을 신용으로 투자할 경우 단기금리(약 4~5%)에서는 연간 200만~250만원 수준의 이자가 발생하지만 장기구간 금리(약 9.7~9.85%)가 적용되면 약 480만~490만원 수준으로 부담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
문제는 이러한 수수료율과 이자율 구조가 투자자에게 충분히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증권사가 '수수료 무료'나 '이자 할인' 이벤트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일정 기간 이후 높은 기본 수수료와 금리가 적용된다. 특히 신용거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가 상승하는 구조다보니 장기 투자자일수록 고금리 부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대신증권·삼성증권 등 고수수료 증권사와 유안타증권·NH투자증권 등 고금리 증권사는 투자자 거래를 기반으로 높은 비용을 부과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 부담이 커질수록 이들 증권사의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고수수료·고금리 구조를 유지하는 증권사에 대해 비판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같은 투자라도 수수료율이 0.15%냐 0.015%냐에 따라 수익률은 완전히 달라진다"며 "여기에 신용이자까지 더해지면 투자 성과는 구조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구조를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시 활황에 따른 실적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투자자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며 "증권사의 건전성과 함께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의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