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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공공정책대학원의 선임 정치학자인 라파엘 코헨은 25일(현지시간) CNBC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병력 증강은 단순한 공격 옵션뿐 아니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본질적으로 ‘지금 협상에 응하든지, 아니면 앞으로 더 강한 결과를 감수하라’고 이란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재에 나선 파키스탄을 통해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화안을 제시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종료와 미사일 전력의 규모 및 사거리 대폭 제한이 핵심 요구 사항이다. 이는 지난 2월 미·이스라엘의 공격 직전 협상 테이블에 올랐던 조건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상 자체를 거부하면서, 전쟁 배상금 지급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국의 ‘주권 행사’ 인정 없이는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담 성사 단계부터 난항을 겪자 트럼프 대통령이 병력 증강으로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협상 결렬 상황을 대비해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병력 수천 명을 중동으로 보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란의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 섬을 점령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지상작전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지상전에 투입 가능한 미 해병대 5000명도 일본과 미국에서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병력 증강이 협상에서 미국의 지렛대를 강화할 수는 있지만, 이란의 반감을 키워 더 강경한 대응을 유발하는 등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란계 미국인 역사학자 아라시 아지지는 CNBC에 “외교는 거의 항상 군사력에 의해 뒷받침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특히 이런 방식이 더 노골적이고 거칠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 기간 전쟁을 준비해온 이란에게 지상전 위협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책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의 선임 연구원이자 군사 전문가인 다니엘 데이비스는 “병력 증강으로 방어력이 약한 소규모 목표물을 단기간 점령할 순 있겠지만, 수년간 지하 미사일 기지를 요새화하고 병력을 분산 배치해 온 이란을 상대로 지속적인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하는 데 성공한 작전에서 자신감을 얻었을지 모르지만, 이란의 지리적 조건, 군사력, 전략적 깊이는 베네수엘라 급습 작전과는 유사한 점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은 충분히 반격할 능력을 갖춘 적”이라며, “지역 전역에 걸친 대리 세력과 전 세계 석유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요충지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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