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화가 납니다.”(손창환 감독)
“바로 비디오 미팅해야죠.”(이정현)
프로농구 고양 소노가 후반기 돌풍을 ‘10연승’으로 이어갔지만, 사령탑과 에이스는 만족을 몰랐다. 소노는 26일 기준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5위(27승23패)다.
프로농구 후반기 소노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최근 17경기에서만 15승(2패)을 쓸어 담았다. 마지막 패배는 지난 2월 11일 서울 SK전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설날 연휴 이후로는 한 단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난 25일에는 ‘천적’으로 꼽힌 SK마저 78-77로 제압했다. 과정도 극적이었다. 40분 중 리드한 시간은 단 10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후반에만 37-29로 앞서며 마지막 순간 승부를 뒤집었다. ‘에이스’ 이정현(12점 10어시스트)은 종료 41초를 남기고 역전 3점슛을 꽂았고, 결승 자유투 2득점도 책임졌다. 마지막 상대(김형빈)의 득점을 3점이 아닌 2점으로 막으면서 천적마저 무너뜨렸다. 소노의 10연승은 구단 역사상 최다 기록이자, 올 시즌 10개 구단 최고 기록이다. 2023년 창단 후 3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 불발 위기였으나, 이제는 가장 위협적인 팀이다. 전희철 SK 감독조차도 “최근 소노의 경기력이 좋다는 걸 인정한다”고 엄지를 세웠을 정도다.
하지만 손창환 소노 감독의 표정은 덤덤했다. 지난 8연승 당시엔 선수단으로부터 물세례를 받은 뒤 멋쩍게 웃으며 취재진과 만났으나, 이날은 그런 모습이 없었다. 손 감독은 “준비한 전술이 코트 위에서 바로 발현되기는 어렵다. 선수들에게 그런 게 아니라, 나에게 화가 나서 표정 관리가 안 됐다”고 털어놨다. 소노가 유독 SK에 고전했던 만큼, 손 감독은 SK전을 위해 여러 준비를 했지만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미였다.
이제 소노는 4위 원주 DB(29승21패)의 자리도 넘볼 기세지만, 손창환 감독은 여전히 말을 아꼈다. “남은 경기에서 다 질 수도 있다”는 손 감독은 “너무 분위기가 고취되질 않길 바란다. 연승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현 역시 같은 마음가짐이었다.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음에도 “긴 연승은 처음이라 방심, 자만할까 봐 개인적으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항상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 과제로는 비디오 미팅을 꼽으며 “시즌 처음부터 계속 보완해야 할 점이 있었다. 이제는 영상을 보면 모두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팀은 더 좋아질 거다. PO도 정말 기다려지는 시즌”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4년 12월 이정현과 손창환 당시 소노 코치는 11연패 늪에 빠지며 일찌감치 6강 경쟁에서 탈락한 아픔이 있다. 특히 이정현은 마지막 역전 득점 기회를 놓쳐 고개를 숙였다. 정확히 1시즌 뒤, 10연승에도 만족 없는 에이스와 사령탑은 덤덤히 다음 경기를 준비하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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