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된 'Tango'(땅고)는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 모인 이들이 서로의 외로움을 나누고자 가슴을 맞대고 함께 걸으면서 시작된 춤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사람과 사람사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관계'가 서툰 사람들에게 '용기'를 건네는, 차가운 새벽 같은 삶에 따뜻한 햇살처럼 다가오는 영화 '새벽의 Tango'다.
오는 4월 22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새벽의 Tango'는 믿음 뒤에 남겨진 책임의 무게를 홀로 감내하던 '지원'(이연)이 룸메이트 '주희'(권소현)가 건넨 서툰 'Tango' 스텝을 따라 다시 관계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김효은 감독은 "점점 어둠으로 스며드는 '이른 저녁'은 단절과 회피의 시작을, 점점 빛을 향해 나아가는 '새벽'은 미세하지만 확실한 연결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관계의 가장 불분명한 경계를 따라가는 이 시간대는 결국 인물의 내면 여정을 은유하는 정서적 풍경이 된다"고 밝혔다.
영화는 'Tango'를 매개로, 관계의 불분명한 경계에 머물러 있는 '지원'과 시도 때도 없이 다가오는 '주희'가 일으키는 미묘한 흐름을 포착한다. 'Tango'는 밀착된 상황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상대의 움직임을 감지하면서, 멈추고 기다리며 서로의 속도를 맞춰야만 완성되는 춤이다. 김 감독이 'Tango'를 통해 '관계'의 본질을 들여다 본 이유다.
앞서 김 감독은 유능하지만 학벌에 대한 지나친 자격지심으로 계속 일을 그르치는 주인공 '인정'의 불안을 그려낸 '거북이가 죽었다', 타인의 기대 속에서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인물을 그린 '괜찮은 사람' 등 꾸준한 단편 작업을 통해 '내면'과 '관계'의 결을 기민하게 포착해 왔다.
특히 '거북이가 죽었다'는 2021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단편 경쟁(와이드 앵글 부문)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제7회 충무로영화제, 제22회 전북독립영화제를 비롯한 여러 영화제의 선택을 받았으며, 김 감독은 한국영화계를 이끌 차세대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일상에서 피어나는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해 온 김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장편제작연구과정을 통해 완성한 장편 '새벽의 Tango'로 작품 세계를 확장한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이후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 제9회 베를린한국독립영화제 등을 통해 국내외 영화 관객들을 만난 '새벽의 Tango'는 상처 때문에 관계를 단절하려는 '지원', 긍정의 힘으로 관계를 '연결'하려는 '주희', 관계를 '연결'하려 할수록 더욱 '단절'되는 '한별'(박한솔)을 통해 관계와 얽힌 현대인의 초상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한 한국영화의 새로운 얼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4월 첫방송을 앞두고 있는 '21세기 대군부인', 화제작 '약한영웅 Class 1' '소년심판' 등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 배우 이연은 '새벽의 Tango'에서 감정의 파고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거북이가 죽었다'에 이어 다시 한번 감독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이연은 '지원' 역을 맡았다. 극도로 절제하면서도 찰나의 눈빛만으로 인물의 내면을 표현해내며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연극,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배우로 비상한 포미닛 출신 권소현은 '주희' 역으로 분한다. 영화 '그 겨울, 나는' '딜리버리' '맨홀' 등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쌓은 탄탄한 연기 내공은 이번 작품에서 ‘지원’의 닫힌 마음을 두드리는 다정한 에너지로 치환된다. 권소현은 계속 거리를 두려는 룸메이트 '지원'에게 'Tango'를 제안하는 '주희'의 엉뚱하면서도 진심 어린 모습을 특유의 싱그러운 연기로 소화하며 따뜻한 숨을 불어넣는다.
또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2'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무빙'을 포함한 유수 화제작에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박한솔은 '한별'을 연기한다. '한별'은 19세의 어린 나이에 조장이 될 만큼 능력이 있으나 강박과 불안 때문에 관계에 서툰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박한솔은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할수록 오히려 고립되는 '한별'의 모순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미워할 수 없는 연민을 넘어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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