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특집] 전문가들이 본 장기기증 거부의 본질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장기기증 특집] 전문가들이 본 장기기증 거부의 본질

헬스경향 2026-03-26 10:56:00 신고

3줄요약
[좌담] “기증 막는 가족동의의 벽…인식 개선의 열쇠”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면 ‘의인’이라 부릅니다. 뇌사 장기기증은 단 한 번의 결정으로 최대 8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더 큰 의미를 지닌 선택입니다. 하지만 국내 뇌사자 장기기증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인구고령화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이 기증을 기다리다가 삶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뇌사자 장기기증의 의미와 현주소를 짚고 구조적 원인을 분석,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를 살펴봤습니다.<편집자 주>

① 삼중장벽 넘어야 생명나눔 꽃피다
② 장기기증 희망등록 직접 해보니
③ 장기기증 해외사례는?
④ [좌담] 전문가들이 본 장기기증 거부의 본질
⑤ 장기이식센터 선도사례
⑥ 이식인·기증자 가족이 보낸 편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 대한이식학회 김범석 이사장,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김동엽 상임이사,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차소라 장기이식코디네이터(왼쪽부터).

전문가들은 뇌사자 장기이식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민인식 개선’과 ‘기증자 유가족 예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동시에 대국민 인식개선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 뇌사자 장기기증은 숭고한 결정임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좌담형식으로 풀었다. 참여자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 대한이식학회 김범석 이사장,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김동엽 상임이사,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차소라 장기이식코디네이터 등이다.

- 뇌사자 장기기증이 역대 최저인데 그 배경은.

김범석 이사장 : 복합적이다. 2016년 정점을 찍은 이후 장기기증과정에 대한 부정적 보도, 코로나19 팬데믹, 의정갈등 등으로 인한 병원 내 뇌사자 관리인력 부족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중환자치료기술 발전으로 뇌사진행사례 자체가 줄어든 점도 한 요인이다. 근본적으로는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동엽 상임이사 : 가장 큰 이유는 가족 동의에 대한 어려움이다. 2024년 뇌사추정자 통보 건수는 2986건, 이 중 장기기증 적합건수는 2078건이었지만 가족동의가 없어 실제 기증으로 이어진 사례는 397건으로 19%에 불과하다. 또 하나는 희망등록자 부족이다. 미국은 58%, 영국은 42% 수준에 이르는데 우리나라는 3.83%에 그친다.

- 현행 장기기증제도의 핵심문제는.

이삼열 원장 :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과정에서의 신체 변화를 우려한다. 하지만 이는 생명나눔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의료적 절차의 일부이다. 현재 기증원에서는 병원에 코디네이터를 상주시키고 시신수습부터 장례절차까지 예를 갖춰 진행하고 있다.

김동엽 : 연간 장기기증자에 비해 대기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기증 상황에 놓인 뇌사추정자의 장기기증이 이뤄지도록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개선과 장기기증자 및 유가족 예우에 국가와 국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

차소라 코디네이터 : 현장에서는 2017년 보도 및 고인에 대한 예우 문제를 많이 묻는다. 현재 장기 적출 후 최대한 원래 모습에 가깝게 봉합·복원해 영안실로 모시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사실대로 설명하고 있다. 장기밀매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있는데 국내 장기기증은 국가시스템으로 엄격히 관리돼 밀매가 불가능하다.

- 제도 활성화를 위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이삼열 : 가족동의가 가장 큰 문턱이지만 이는 국민 인식 변화의 문제로 강제할 수 없다. 문제는 의료현장의 인력지원체계가 열악하다는 것이다. 대형병원은 그나마 자체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잠재뇌사자가 많은 중소병원은 인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김범석 : 국제적으로 대세인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CD)’의 합법화가 절실하다. 현재 뇌사추정자 신고제도 등 행정절차는 마련돼 있지만 유가족동의과정에서 기증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의료수준을 고려하면 법령 정비만으로도 즉시 도입이 가능하다.

차소라 : 희망등록자가 있는데도 보호자를 찾지 못해 기증이 무산되는 사례가 있다. 법 개정으로 일부 길이 열렸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실무적 한계가 있다. 또 사고사의 경우 검시·부검절차와 기증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며 시간이 지연돼 기증이 어려워지는 문제도 있다.

-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김범석 : 의학적으로 뇌사는 2주 이내에 심정지로 이어지는 명백한 사망상태다. 하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이를 죽음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기에 고인에 대한 미안함과 신체변화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친다. 해외의 비윤리적 사례보도 역시 막연한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다.

차소라 : 가장 중요한 것은 자발적 의사다. 현장에서 권유나 강요로 인식되면 오히려 거부감이 커진다. 반면 고인이 생전에 희망등록을 했거나 가족과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경우 “고인의 뜻을 따르겠다”며 비교적 갈등 없이 동의하는 사례가 많다.

- 장기기증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회적 예우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범석 : 장기기증은 ‘순수기증’원칙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경제적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고인의 희생에 대한 사회적 존중과 감사하는 분위기 조성이다. 이를 위해 학회는 ‘생명나눔 추모공원’ 조성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김동엽 : 유가족에 대한 정서적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정부의 심리지원은 횟수 제한이 있어 충분하지 않다. 가족의 임종을 직접 경험한 유가족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 자조모임, 추모행사, 장학사업 등 지속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 사회적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방안은.

차소라 : 장기기증 인식개선은 조기교육이 핵심이다. 성교육처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장기를 캐릭터화하거나 체육교육과 연계해 기증의 의미를 전달한다면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장기기증이 특별하거나 부정적인 일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 형성이 중요하다.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