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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안구건조증 시장…여전히 인공눈물 중심 치료
18일 휴온스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치료 후보물질 ‘HUC1-394’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본격 임상에 착수했다. 이번 임상 2상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에서 안구건조증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방식으로 진행되며 HUC1-394의 안전성과 유효성, 최적 용법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HUC1-394는 휴온스가 노바셀테크놀로지로부터 도입한 펩타이드 기반 점안제로 체내 염증 해소 과정에 관여하는 ‘포르밀 펩타이드 수용체 2(Formyl peptide receptor-2, FPR2)’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휴온스는 지난해 건강한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을 통해 HUC1-394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안구건조증이란 스마트폰·컴퓨터 사용 증가와 고령화로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 안질환을 말한다. 하지만 상당수 환자가 기존 치료로 충분한 증상 개선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안구건조증 치료 시장 규모는 약 62억9000만달러(약 9조4079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2030년에는 약 92억달러(약 13조7604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의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미국 안구건조증 치료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24억5000만달러(약 3조6654억원)로 추산된다. 2030년에는 약 34억7000만달러(약 5조1914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드 인텔리전스(Reed Intellligence)에 따르면, 국내 안구건조증 치료 시장 규모는 약 1억2800만달러(약 1915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2033년에는 약 2억3700만달러(약 3545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염증 조절과 눈물막 안정화, 신경 회복 등 다양한 기전을 겨냥한 신약 개발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안구건조증 치료의 1차 치료는 대부분 인공눈물이다. 하지만 인공눈물은 눈물층을 보충하고 윤활을 제공하는 대증요법에 가까워 질환의 병태생리에 직접 작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인공눈물은 눈물층을 보충해 일시적인 윤활 효과를 제공하는 대증요법에 가깝다”며 “염증, 신경 이상, 각막 상피 손상 등 안구건조증의 근본적인 병태생리에 직접 작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효과 지속 시간이 짧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많은 환자들이 하루 5~6회 이상 점안해야 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빈도를 유지하기 어려워 치료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휴온스 관계자는 “효과 지속 시간이 짧아 하루 여러 차례 점안이 필요하지만 실제 환자들은 이를 지속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개선 효과가 실제 진료 환경에서 충분히 재현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OSDI·TBUT 악화 사례도…인공눈물 치료의 한계
인공눈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도 적지 않다.
휴온스 관계자는 “연구에 따르면 일정 기간 인공눈물을 사용해도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약 25% 내외 존재한다”며 “일부 환자에서는 안구건조증 증상지수(OSDI)나 눈물막 파괴시간(TBUT)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OSDI란 환자가 느끼는 안구 불편감과 시야 장애 등을 설문으로 평가하는 대표적인 안구건조증 지표를 말한다. OSDI는 안구 불편감, 시력 관련 기능, 바람·건조한 환경 등 외부 자극에 대한 증상 등을 묻는 12개 문항 설문으로 구성되며 점수를 환산해 안구건조증의 중증도를 평가한다. 보통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한 것으로 판단된다. OSDI 점수는 0~100점 범위로 환산되며 13점 이상이면 안구건조증이 의심되고 33점 이상이면 중증으로 평가된다.
TBUT는 눈물이 눈 표면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측정하는 검사로 눈물막이 깨지는 시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TBUT가 10초 미만이면 눈물막이 불안정한 상태로 평가된다.
휴온스 관계자는 “인공눈물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근본 치료가 지연되거나 마이봄샘 기능저하, 심한 염증 같은 기저 질환이 가려질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중등도 이상 안구건조증 환자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항염·재생 치료에 대한 미충족 의료수요가 크다”고 덧붙였다.
안구건조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마이봄샘 기능저하 역시 인공눈물 치료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마이봄샘은 눈꺼풀 가장자리에 위치한 기름샘으로 눈물막의 가장 바깥층인 지질층을 형성해 눈물이 빠르게 증발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마이봄샘 기능이 떨어지면 눈물의 증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눈물막이 쉽게 붕괴된다. 이로 인해 안구건조증 증상도 악화된다. 인공눈물은 부족한 수분을 일시적으로 보충하는 역할은 하지만 마이봄샘 기능 저하나 염증 같은 근본적인 원인에는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치료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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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억제가 아니라 염증 종료”
HUC1-394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러한 치료 패러다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HUC1-394는 염증을 단순히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염증을 끝내는 신호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휴온스 관계자는 “HUC1-394는 FPR2를 활성화해 염증 반응을 정상적으로 종료시키고 손상된 조직 회복을 유도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며 “각막과 결막에 발생하는 염증을 개선해 안구건조증을 보다 근본적으로 치료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FPR2는 리폭신이나 레졸빈 같은 염증 해소 물질이 작용하는 수용체로 활성화되면 염증 반응을 자연스럽게 종료시키고 손상된 조직 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현재 시판 중인 안구건조증 점안제 가운데 FPR2 작용 기전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는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휴온스 관계자는 “현재 사용되는 △사이클로스포린 △리피테그라스트 △스테로이드 △히알루론산 점안제 등은 모두 다른 기전을 갖고 있으며 FPR2 agonist 기반 치료제는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며 “기전 측면에서 차별화된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용되는 안구건조증 치료제들은 대부분 염증을 억제하거나 눈물막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사이클로스포린은 면역세포(T세포) 활성을 억제해 염증 반응을 줄이는 면역조절제로 눈물샘 염증을 완화해 눈물 분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리피테그라스트는 면역세포가 각막과 결막 조직에 달라붙는 과정을 차단해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스테로이드 점안제는 염증 반응 전반을 강하게 억제하는 약물이지만 장기간 사용 시 안압 상승이나 백내장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어 주로 단기간 치료에 사용된다.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눈물층을 보충하고 눈 표면을 윤활해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인공눈물 성분이다.
즉 기존 치료제는 염증을 억제하거나 눈물막을 보충하는 방식인 반면 HUC1-394는 염증 반응을 자연스럽게 종료시키는 생체 조절 경로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휴온스는 향후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현재 HUC1-394는 국내 임상 2상 단계로 국내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수출이나 판권 이전, 기술이전 등 다양한 방식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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