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부활 ‘채권입찰제’…‘로또 청약’ 잡으려다 ‘현금부자’ 판 깔아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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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부활 ‘채권입찰제’…‘로또 청약’ 잡으려다 ‘현금부자’ 판 깔아주나

직썰 2026-03-26 08:00:00 신고

서울 관악구 소재 한 부동산 입구. [임나래 기자]
서울 관악구 소재 한 부동산 입구. [임나래 기자]

[직썰 / 임나래 기자] 당정이 ‘로또 분양’ 발 청약 과열을 진화하고자 2013년 폐지한 ‘주택채권입찰제’를 13년 만에 재도입한다. 분양가와 주변 시세 격차로 발생한 차익을 공공이 환수해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분양자의 초기 자금 부담이 급증해 자금 조달 능력이 풍부한 ‘현금 부자’가 청약 시장을 독식할 우려가 커진다. ‘시장 과열 억제’와 ‘무주택 서민 주거 사다리 보호’ 명분 사이에서 정책 딜레마가 깊어졌다.

◇650대 1 ‘로또 분양’ 광풍…시세차익 환수로 투기 정조준

당첨 즉시 십수억 원 단기 차익을 얻는 현행 청약 제도는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뇌관이다. 실제 지난해 9월 공급한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전용 74㎡)’은 청약 경쟁률이 650.4대 1까지 치솟았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 대비 10억원 이상 차익을 기대하자 투기성 수요가 대거 유입했다.

부작용을 막을 ‘채권입찰제’ 핵심은 분양가와 시세차익 일부를 채권 매입으로 환수한다. 분양가 20억 원, 인근 시세 30억 원일 때 발생한 차익 10억 원 중 일정 비율(약 70~80%)만큼 국민주택채권을 의무 매입해야 한다. 당첨자에게 쏠리는 불로소득을 줄이고 투기 수요를 사전에 차단한다.

확보한 재원은 주택도시기금에 편입해 저소득층 주거 지원 등 공공 목적에 쓴다. 특정 개인의 막대한 이익을 사회로 환원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자금력 줄 세우기 우려…현금부자만 웃는 역차별

시장 안팎은 제도의 맹점을 지적한다. 청약 당첨 기준이 사실상 ‘자금력’으로 변질할 수 있다.

국민주택채권 매입 의무를 부여하면 초기 자금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대출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 수요자는 청약 시장 진입을 원천 봉쇄당한다. ‘로또 분양’ 거품은 걷어내지만 청약 시장이 철저히 ‘현금 부자’ 전유물로 전락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실효성도 미지수다. 현재 제1종 국민주택채권 이자율은 1%대로 시중 금리를 크게 밑돌고, 만기도 5년 내외로 길다. 수분양자는 자금 동결을 피하려 채권을 만기 보유하지 않고 매입 직후 은행 등에 일정 손실을 감수하며 즉시 할인 매각했다. 발생한 ‘할인 손실분’이 정부가 거둬들이는 ‘차익 환수분’이 되는 기형적 구조가 반복됐다.

2006년 판교신도시 분양 당시 적용한 제2종 채권(무이자, 만기 10년) 역시 수분양자 대부분이 즉시 할인 매각을 선택해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즉시 매각’ 차단 관건…채권 매력 높여 장기 보유 유도

부동산 전문가는 채권입찰제를 민간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에 한정해 공공분양 시장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제도가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채권 매입 재원을 실수요자 주거 안정에 온전히 쓰도록 ‘채권 즉시 매각(할인)’ 관행 근절이 우선된다.

초기 자금 부담 증가에 따른 시장 재편 가능성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최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채권입찰제가 도입되면 목돈이 없는 수요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현재는 주택채권을 매입하더라도 은행에서 즉시 할인해 실질 부담이 크지 않지만, 할인 구조를 제한하거나 장기 보유를 유도하면 초기 자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작용에 대해 “결국 자금 여유가 있는 수요자에게 유리한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매각을 강제 제한하는 규제 일변도도 문제가 되고 있다. 금리 인상이나 만기 구조 다양화 등 채권 자체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려 수분양자의 자발적 장기 보유를 유도해야 한다. 13년 만에 부활할 채권입찰제 성패는 단순한 ‘차익 환수’를 넘어 부작용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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