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 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5일 첫 회의를 연 가운데, 여야가 서로를 향해 거친 막말을 하며 정면 충돌했다.
여당은 "국회의 책무"라고 강조한 반면, 야당은 "불법 특위"라고 반발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국회 '윤석열 정권 검찰 조작 기소 의혹' 국정조사 특위는 이날 첫 전체회의를 열고 운영 일정, 기관보고, 증인 및 서류 제출 요구 안건 등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들은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특위는 ▲대장동 개발 비리 ▲위례신도시 개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쌍방울 대북 송금 ▲부동산 통계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등 7개 사건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또 오는 31일 3차 회의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등 주요 사건 관계자들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與 "조작기소 규명" vs 野 "불법 특위"…적법성 공방
여야는 특위 적법성을 두고 회의 시작부터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를 근거로 이번 국정조사의 위법성을 주장했다. 해당 조항은 "국정조사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재판 중 사건에 관여하는 것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위반"이라며 "특위 명칭부터 '조작기소'라고 규정해 답을 정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권 남용 의혹을 국회가 규명하는 것은 정당한 권한이라고 맞섰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국회법 해설서에서 독자적인 진실규명, 의정자료 수집 등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면 같은 사건에 대해서 재판이 진행돼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돼있다"며 "국정조사는 적법한 조사이니만큼 국민의힘 의원들도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특위 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사·공소 업무 역시 독자적인 진실 규명, 정치적 책임과 추궁, 의정 자료 수집 등에 있어서는 국정감사 및 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정조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구성된 합법"이라며 "국가권력이 잘못된 행위를 했다면 정치적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국회의 임무"라고 밝혔다.
막말 논란도 빚어졌다.
이날 회의에선 서영교 의원이 "이 사람아"(서 위원장), "똥밭에서 똥 이야기하는데 무슨 문제냐"(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등의 발언이 오가기도 했다.
서 의원이 야당 의원들에게 "이재명은 대통령이 됐어요, 이 사람아"라고도 한 데 대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곧바로 "위원장이 '이 사람아'라고 반말한 것부터 삭제하라"고 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똥밭에서 똥 이야기하는데 무슨 문제냐'고 한 것을 문제 삼으며 "국회의 품위를 훼손하는 발언이므로 회의록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위 구성 두고 野 "李 변호인들, 이해충돌" vs 與 "尹 부역한 사람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특위 구성을 둘러싼 언쟁도 오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특위에 속한 민주당 이건태·김동아·김승원 의원을 겨냥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변론했거나 공범을 변호했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을 재판에서 변호한 분들이 이 자리에 나와 조작 기소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맞느냐"고 따졌다.
이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가리켜 "윤석열 정권에서 다 부역하면서 같이 일했던 분들"이라며 "나 의원의 경우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한테 공소 취소해달라고 청탁한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조사 대상 중 소추, 수사 중인 사건이 있나. 이미 수사가 완료돼서 기소된 사건"이라며 "지난 정권에 있었던 조작기소와 잘못된 수사에 대해서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당연한 역할"이라고 했다.
특위, 증인 102명 채택…엄희준·박상용 포함
이날 특위는 박상용·엄희준 검사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포함한 증인 102명을 여권 주도로 채택했다.
박상용 검사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인물로, 특위는 이른바 '연어 술자리 의혹' 등 수사 과정에서의 회유 및 진술 유도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방침이다.
증인 명단에는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연루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도 포함됐다. 엄희준 검사를 비롯해 강백신·김세현·이주용·김익수 검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주민철 반부패부장 등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특위 소속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증감법에 보면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안 하면 처벌하도록 되어있다"며 "(이 경우) 국회가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고발된 증인은 필요한 경우 상설특검을 해서라도 국회 권위를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힘, 헌재 권한쟁의 청구…"재판 중 사건, 위헌 소지"
한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 과정에서 표결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청구했다.
곽 의원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권한쟁의심판 청구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없이 이른바 '이재명 대통령 죄 지우기 국정조사'를 본회의에 상정해 가결·선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국정조사는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과 사법부 독립을 정면으로 위반했을 뿐 아니라, 국회법상 절차를 거치지 않아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 등 조사 대상 사건 상당수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 관여를 금지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의 유·무죄 판단에 부당한 외압을 행사하는 권력분립 위배 행위이자, '조작 기소'라는 결론을 전제로 한 위헌적 국정조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는 사법권 독립이라는 한계를 넘어설 수 없는 보조적 권한"이라며 "정치적 목적 아래 절차도 무시한 채 강행된 이번 국정조사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번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11명(서영교·박성준·김승원·박선원·박지원·양부남·윤건영·이건태·이용우·이주희·전용기 의원), 국민의힘 7명(나경원·곽규택·김재섭·송석준·신동욱·윤상현·조배숙 의원),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진보당 손솔 의원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서영교 의원이 맡았다.
[폴리뉴스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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