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불가항력' 선언···LNG 공급망 긴장 고조
2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동북아 현물 LNG 지표인 일본·한국 마커(JKM)는 지난 24일 기준 MMBtu(열량단위)당 20.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중동 사태 직전인 지난달 27일(10.7달러) 대비 불과 한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수치다.
같은 기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대표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 역시 ㎿h(메가와트시)당 31유로에서 61유로를 돌파하며 거의 두 배로 치솟았다.
LNG는 통상 10∼20년 단위 장기 계약을 통해 도입된다. 안정적으로 받아올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한국은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와 20년 단위로 LNG 수입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에너지는 이란의 공습 여파로 24일 한국·이탈리아 등 국가와 체결한 장기 LNG 공급 계약에 대해 최대 5년간 '불가항력'을 공식 선언했다. 불가항력은 전쟁, 설비 손상 등 천재지변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계약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도 책임을 떠안지 않는 조항이다.
정부는 당장 국내 가스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타르산 LNG 수입 비중이 약 14% 수준으로 높지 않고 대체 수입처도 확보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LNG는 호주, 미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입국을 다변화해 카타르산 LNG 비중은 2016년 35.5%에서 지난해 14.9%로 낮아졌다.
하지만 수급 안정과 별개로 가격 리스크는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핵심 변수가 '물량 부족'보다 '가격 변동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NG는 저장이 제한적이고 장기 계약 외 물량을 현물 시장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부족분을 높은 가격에 확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한국전력의 연료비 상승이 불가피하며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LNG 가격 변동성 확대가 전력 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초기 단계에서도 LNG 가격이 최대 90%까지 오를 수 있으며 봉쇄 사태가 3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최대 200%까지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요금 인상은 산업 전반으로 큰 부담이 된다. 특히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비용 상승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비용까지 오르면 수익성 악화와 제품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는 곧 수출 감소와 산업 전반적인 활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靑·총리 '투트랙' 비상경제체제 가동
청와대와 정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투트랙' 비상경제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두고 정부는 국무총리 산하 '비상경제본부'를, 청와대는 비서실장 직속 '비상경제상황실'을 각각 신설해 대응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유가와 원자재 수급 상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도 비상대응체계를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전방위 점검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단기 대응을 넘어 구조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LNG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와 원전 활용을 포함한 에너지 믹스 다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빙현지 산업연 연구위원은 "에너지 전환과 원료 조달 다변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에너지원 역시 생산 원료 조달 측면에서 중동 의존 구조를 공유하는 만큼 에너지 정책과 공급망 전략을 동시에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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