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선언하며 고강도 대책 의지를 재차 밝혔다. 그는 "나라 망치는 악질 부동산 범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부동산 세제 개편도 열어두는 등 부동산 정상화 기조에 다시금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밤 엑스(X, 옛 트위터)에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 정상화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부동산 1차 특별단속 결과 및 2차 특별단속 계획' 관련 보고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는 국무조정실 부동산감독추진단이 주관하는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의 1차 특별단속 결과와 2차 특별단속 개요, 향후 계획 등이 담겼다. 문건을 보면 1차 특별단속 결과 모두 1493명이 단속됐으며, 이 가운데 640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범죄 유형으로는 집값 띄우기 등 불법 중개, 공급질서 교란행위, 재건축·재개발 비리, 기획부동산, 농지 투기, 명의신탁·미등기전매 등 주요 검거 사례도 상세히 열거됐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모든 악용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0.1%도 물 샐 틈이 없게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적 고려를 전혀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며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불리에 따라 정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으로도 풀이된다.
대통령이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연일 강조하며 '보유세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 자정 무렵 엑스에 해외 선진국 주요 도시와 한국의 주택 보유세를 비교한 기사를 소개하며 "저도 궁금했다",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고 언급했다. 이 기사는 뉴욕(1%), 도쿄(1.7%), 상하이(0.4~0.6%) 등 서울과 규모가 비슷한 도시들의 보유세 현황을 다뤘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지난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과 같은 메트로폴리탄 도시인 뉴욕·런던·도쿄·상하이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며 "부동산이 대한민국 전체가 아닌 서울의 문제인 만큼 나라별 보유세 현황보다 메트로폴리탄 보유세를 지표로 삼는 게 맞는다"고 했다. 김 실장은 지난해 10월에도 "글로벌 평균과 비교해도 세 부담이 낮다. 세제를 건드릴 수 없다는 건 틀린 말"이라며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는 원활히 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홍익표 정무수석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 "대통령께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 현재로서는 보유세 인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끝나고 매물이 잠기거나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을 때는, 정부가 가진 모든 수단을 다 도마 위에 올려놓고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그중에는 당연히 보유세 문제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보유세는 지방세인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합쳐 매긴다.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33%의 절반 수준이다. 이스라엘이 1.24%로 가장 높았고, 그리스(0.94%)·미국(0.83%)·영국(0.72%)·폴란드(0.71%)·캐나다(0.66%)·일본(0.49%) 순이었다.
반면, GDP 대비 보유세 비율(1.0%) 및 총조세 대비 보유세 비율(3.5%)은 OECD 평균과 비슷하거나 약간 상회했다. 연구소는 "한국의 부동산 자산 규모가 GDP 대비 과도하게 크고 조세부담률이 낮은 특성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2023년 실효세율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였는데 이는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감세 정책이 초래한 결과"라고 짚었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