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전날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김재겸 대표이사의 재선임과 외부 감사위원 3인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태광산업이 롯데홈쇼핑의 노골적인 계열사 밀어주기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며 반대했던 사안이다.
태광은 태광산업을 필두로 롯데홈쇼핑의 지분 45%를 가지고 있는 2대 주주다. 최대주주는 지분 53%를 보유한 롯데쇼핑이다. 과거 2006년 우리홈쇼핑 인수전부터 불거졌던 갈등은 양평동 사옥 매입부터 롯데홈쇼핑의 롯데지주 부당지원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현재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까지 크고 작은 경영 사안을 두고 매번 충돌하며 긴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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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사회에서도 태광은 롯데홈쇼핑이 불법 내부거래, 부실 계열사 재고 처리, 수의계약 일감 몰아주기 등의 수법으로 롯데그룹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 추천 사외이사들로만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두고 “최소한의 견제장치도 없앤 노골적인 계열사 밀어주기”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다만 이에 앞서 지난 13일 열린 주총에선 이사회 구성을 기존 롯데쇼핑 측 5명, 태광산업 측 4명에서 각각 6명, 3명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롯데홈쇼핑이 추진한 원안대로 가결됐다. 앞서 롯데 계열사와의 거래와 관련한 내부거래 승인 안건이 태광산업의 반대로 부결되자 이사회 구성을 유리하게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이사회에서 태광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태광은 즉각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롯데홈쇼핑은 “비정상적인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태광산업이 주장하는 롯데홈쇼핑의 내부거래의 대표 사례는 롯데글로벌로지스다. 납품업체의 상품 공급과 소비자 배송 관련 업무의 상당 부분을 수의계약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맡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이 수의계약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몰아준 일감은 △2021년 327억원 △2022년 357억원 △2023년 299억원 △2024년 278억원 △2025년 299억원 등 최근 5년 동안 1560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은 “배송업체 계약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포함해 총 4개 업체를 분산 운영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이 50% 이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계열사 몰아주기라는 말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쇼핑 백화점 상품 거래와 관련 부당 지원 의혹에 대해선 “지난 19년간 태광 측 이사진을 포함한 이사회가 동의해왔으며 타 회사들도 동일한 구조로 백화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공정위에서도 조사 없이 종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주력인 섬유·석유화학 불황으로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태광산업이 엑시트(투자금 회수) 압박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여전히 비상장사에 머물고 있어 투자 회수 통로가 막혀 있는 상황이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이 이익을 내야 배당금 등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배당 확대 등을 요구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과 롯데홈쇼핑의 불화는 과거 롯데쇼핑이 최대주주로 시작됐던 시기부터 이어져 온 오래된 갈등이기 때문에 쉽사리 풀기가 어려워 보인다”며 “태광산업이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며 압박 수위를 더욱 강하게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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