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오십견’이라 불리는 질환은 중장년층의 일상을 위협하는 가장 흔하면서도 고통스러운 말초 관절 질환 중 하나이다. 의학적 정식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 혹은 어깨가 얼어붙은 듯 굳는다고 하여 ‘동결견’이라 부른다. 이는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관절낭이 두꺼워지며 주변 조직과 유착되어 어깨의 가동 범위가 극단적으로 제한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오십견은 명확한 외상 없이도 서서히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과거에는 50대 전후에 주로 발병한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불균형한 자세, 과도한 스마트 기기 사용, 당뇨나 갑상선 질환과 같은 기저 질환의 영향으로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오십견 발병률이 약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회복 속도 또한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오십견은 단순한 노화 현상을 넘어 신진대사와 전신 건강 상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질환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오십견은 크게 세 단계의 과정을 거치며 진행된다. 첫 번째인 ‘통증기’에는 통증이 점차 심해지며 어깨 움직임이 서서히 제한된다. 두 번째인 ‘유착기’에 접어들면 통증은 다소 줄어드는 듯하나 어깨가 완전히 굳어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동작이 불가능해진다. 마지막 ‘회복기’에 이르러 관절의 움직임이 다소 유연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문제는 많은 환자가 통증이 감소하는 회복기에 접어들면 질환이 완전히 치유된 것으로 오인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된 오십견은 통증이 사라진 후에도 어깨의 가동 범위가 예전만큼 회복되지 않는 영구적인 운동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자연 치유를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의학적 개입을 통해 관절의 유연성을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십견 치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회전근개 파열’과의 혼동이다. 두 질환 모두 어깨 통증을 유발하지만, 치료법은 판이하게 다르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힘줄이 끊어진 상태로 타인이 팔을 들어주면 어느 정도 올라가는 반면, 오십견은 관절 주머니 자체가 굳어버린 상태이기에 타인이 도와주어도 팔이 일정 각도 이상 올라가지 않는 강직 현상을 보인다.
만약 오십견으로 오인하여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거나, 반대로 파열된 힘줄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스트레칭을 강행할 경우 증상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초음파나 MRI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한 병인을 파악하는 것이 치료의 첫 단추가 된다.
대부분의 오십견은 초기에 발견할 경우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염증과 통증을 조절하며, 통증이 완화된 후에는 굳어진 관절낭을 서서히 늘려주는 수동적 관절 스트레칭을 시행한다. 통증이 극심하여 운동이 불가할 때는 관절막을 팽창시키는 주사 요법이나 체외충격파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이 없거나, 유착 정도가 심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검토하게 된다. 최근에는 관절경적 관절낭 유리술을 통해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면서도 유착된 부위를 정밀하게 절개하여 즉각적으로 관절 가동 범위를 확보하는 방식이 주로 시행된다. 수술 시간은 대개 30분 내외로 짧으며 회복 속도가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오십견은 치료만큼이나 예방과 재활이 중요한 질환이다. 평소 어깨 근육이 경직되지 않도록 틈틈이 스트레칭을 시행하고, 어깨를 움츠리는 자세를 피하며 가슴을 펴는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어깨 통증이 시작되었을 때 아프다고 해서 팔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은 오히려 유착을 가속화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오십견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가벼운 통증이 아니라, 적극적인 진단과 관리가 필요한 만성 관절 질환이다. 어깨의 통증과 운동 제한이 수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체계적인 재활 과정을 밟는 것이 어깨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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