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을 괴물로 만드는가’. 열다섯 소년의 이 물음은 360여쪽에 이르는 장편소설로 이어졌다. 지난 2월 출간된 ‘두통’(북랩 펴냄)은 두통이란 보편적인 질환, 통증으로 드러난 불안한 사회의 민낯을 풀어낸다.
책은 누구나 한 번쯤 겪으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이 통증의 감각을 중심으로 한 인물의 신화적인 삶에 기반해 감춰진 인간 내면을 탐구한다. 작품 속 두통은 내면의 균열이 외부로 새어 나오는 방식이자, 세계가 개인에게 가하는 침묵의 폭력이다. 말해지지 못한 기억과 전달되지 않는 공포는 신체에 응어리져 통증으로 남고, 그 감각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흔든다. 고립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이해받지 못한 감각의 축적임을 드러낸다.
그 탐구 과정은 편치 않다. 읽는 내내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이 따라붙는다.
주인공 L의 머릿속에서 반복되는 두통은 불안의 형체로 인간을 잠식한다. 급기야 벌레와의 전쟁을 벌이게 되는 L의 상황 묘사는 절제된 문장과 묘사로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을 외면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해받지 못한 고통이 개인을 파괴하고, 그 파괴가 사회를 향할 때 무엇이 남는지, 두통이라는 감각을 통해 소설은 불안을 다루는 사회의 태도와 인간 인식의 한계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끝내 작가는 ‘타인의 고통은 어디까지 이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끝까지 밀어붙인다.
폭력과 고립, 구원의 문제를 다룬 이 소설의 작가는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원철 학생이다. 수원에 거주하며 중학교 3학년에 책을 쓴 그는 고립되는 개인과 격동하는 사회의 이면을 다양한 상징과 독백을 이용해 소설로 묘사해냈다. 쉬운 서사 구조와 일상적인 내용·언어활용을 벗어나, 미숙하더라도 새로운 형식의 소설문학을 추구한 점이 눈에 띈다.
그는 “소설만이 시도할 수 있는 과감한 상상력과 언어라는 매체의 모호성, 이를 통한 장치들을 활용한 일종의 마술적 리얼리즘에 차별성이 있다”고 자신의 첫 소설을 평가했다. 이어 “보편적인 감각과 통증을 직시하고 더 나아가 타인의 두통 또한 존중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으로 독자들을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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