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1개월간의 일시적 휴전과 전면적인 핵 포기를 골자로 한 15개 요구 사항을 전달하며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이 이를 "가짜 뉴스"라며 전면 부인하고,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다시 배럴당 100 달러선을 돌파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단기간 내 교전 종식이나 극적인 합의 도달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美 특사단, 제재 해제 조건으로 '완전한 비핵화' 요구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이스라엘 채널 12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파키스탄을 거쳐 이란 측에 휴전 및 협상안을 전달했다.
해당 방안은 1개월간 교전을 멈추고 15개 요구 사항을 논의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요구안에는 △핵무기 미보유 약속 및 기존 핵 능력 해체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 및 기존 농축 물질 국제원자력기구(IAEA) 양도 △나탄즈·포르도 등 핵심 핵시설 해체 △중동 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해 개방 △미사일 수량·사거리 제한 등이 담겼다.
미국은 이란이 이를 수용할 경우 대이란 제재 전면 해제, 민간 원자력 발전 지원, 합의 위반 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위협 제거 등 파격적인 반대급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 이란의 강한 반발과 트럼프의 '벼랑 끝 전술'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이 합의를 원하며 '제로 농축'에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5일간의 공격 유예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하는 '48시간 최후통첩'을 내리며 응하지 않을 경우 에너지 인프라를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미국과의 물밑 협상설을 "전쟁 중 내부 단결을 해치려는 적의 복잡한 계략"으로 규정하며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극단적인 위협으로 협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의 기술'이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측 전문 기관 판게아 폴리시의 테리 헤인즈 창립자는 "미국의 전쟁 목표는 아직 달성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며 "중국을 압박해 이란에 대한 지원을 끊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란은 오히려 역내 미군 기지 폐쇄, 전쟁 피해에 대한 미국의 보상, 호르무즈 해협을 관리하는 새로운 법적 체제 구축 등 미국이 수용하기 힘든 조건을 역제안하고 있어 상호 합의는 비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무력 충돌 우려 여전… 요동치는 국제유가
양국 간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며 금융 시장도 요동쳤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시사 발언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이란의 부인 소식 직후 전장 대비 4.6% 급등한 104.49 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4.8% 오른 92.35 달러를 기록했다.
호세 토레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설령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공격받은 점을 고려하면 생산 및 운송 차질 우려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4월말까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2008년 역대 최고치(147 달러)를 넘어 배럴당 150 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글로벌 투자은행 매쿼리의 경고도 나왔다.
여기에 미 국방부가 대이란 군사작전 지원을 위해 육군 제82공수사단 3000명을 중동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지상전 확대 등 군사적 긴장감은 당분간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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