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노인·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통합돌봄 서비스의 재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올해 편성된 예산만으로는 전국 229개 시·군·구가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제도 실효성 논란도 함께 불거지는 상황이다.
25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따르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에게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하는 통합돌봄 서비스가 오는 27일부터 시행된다. 통합돌봄 서비스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돌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데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 대상에는 노쇠·장애·질병 등으로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워 복합적인 도움이 필요한 노인과 장애인,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장이 필요성을 인정한 사람이 포함된다. 특히 장기요양 재가급여 이용자, 입원·입소 경계선에 있는 65세 이상 노인, 의료적 필요도가 높은 고령 장애인 등이 우선 지원 대상이다.
서비스 운영은 지방자치단체가 맡는다. 신청 접수부터 종합판정, 서비스 연계,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지자체가 책임진다. 이용을 원하는 대상자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종합판정조사를 거쳐 개인별 맞춤형 지원을 받는다.
제공 서비스는 노인의 경우 만성질환 관리, 치매 전문관리, 통합재가, 긴급돌봄 등 18종이며, 장애인에게는 주치의 관리, 가사도우미 지원 등 22종이 마련됐다. 전체적으로 약 40종의 서비스가 운영될 예정이다.
시행 첫해 지원 대상은 약 2만명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 5개년 통합지원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확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앙정부 계획과 연계한 지방정부의 연차별 지역계획을 수립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돌봄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재정 여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지자체가 사업을 전담하는 구조인 만큼 실제 집행 가능한 예산이 부족할 경우 전국 단위 사업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통합돌봄 관련 예산은 총 914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가운데 인건비와 시스템 구축비 등을 제외하면 지자체가 실제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은 620억원 수준이다. 이를 전국 229개 시·군·구에 나누면 평균 약 2억7000만원에 그친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재정 부족이 제도의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통합돌봄이 전국적으로 의무 시행되더라도 충분한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형식적인 사업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등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7년 돌봄 재정 확대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시민사회가 2132억원 규모의 예산을 제안했으나 실제 편성액은 914억원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027년 예산에 지자체 통합돌봄 사업비 3067억원과 지역 돌봄 인프라 투자비 1조1310억원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인·장애인 당사자 단체와 각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돌봄 재정 획기적 확대 공동행동’을 4월 중 출범시켜 예산 확대와 제도 개선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제도의 안정적 출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전날 관련 회의에서 “올해는 통합돌봄이 전국에서 처음 시행되는 시기인 만큼 제도의 기반을 확실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행 초기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복지부는 사업 시행 이후에도 현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나타나는 문제를 신속히 보완해 통합돌봄 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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