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스닥 2부제…시장 활성화 '해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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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스닥 2부제…시장 활성화 '해법' 될까

프라임경제 2026-03-25 10:30:26 신고

[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을 1·2부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시장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체질 개선을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하지만, 제도 설계에 따라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개편안은 코스닥을 '프리미엄(1부)'과 '스탠다드(2부)'로 구분하고, 일정 요건에 따라 승격·강등을 반복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우량 기업을 선별해 별도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연결하고, 기관·외국인 자금을 유입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코스닥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우량주 이탈'과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겠다는 점에서도 정책 방향성 자체에 공감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증권가에서도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시장은 초기 성장기업부터 수조 원대 중견기업까지 한 시장에 섞여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어렵고 우량 기술주 시장 정체성이 약해진 상태"라며 "코스닥 전체를 한 바구니로 보지 않고 우량 혁신기업군과 일반 성장기업군, 위험기업군을 나눠 평가하겠다는 점에서 시장 활성화 방안의 큰 그림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내부에선 시각이 엇갈린다. 구조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2부제 도입 방식이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과거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2022년 도입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는 우량 기업을 선별했음에도 투자자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수익률과 자금 흐름이 반드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2부제 역시 시장을 구분한다는 점에서 접근 방식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단순한 구분이 시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구분이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나뉘는 순간 하위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자금이 상위 시장으로 쏠릴 경우 시장 내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단순한 제도 설계의 문제가 아니다. 코스닥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해외 사례와의 차이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나스닥 등 선진 시장은 글로벌 기업과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반면,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구조다. 같은 제도가 같은 결과를 낳는다고 보긴 어렵다.

코스닥 개편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시도가 될 수 있다. 다만 제도가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설계와 시장 수용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 논의는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왜 자금이 머물지 못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는 충분히 답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을 구분하는 것만으로 투자 매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결국 자금은 구조가 아니라 신뢰와 성장성에 반응한다.

제도의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다. 서둘러 구조를 나누기보다,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설계를 먼저 갖추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말처럼,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완성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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