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장은 24일 고양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역지자체는 기초지자체의 성장을 돕는 파트너여야 한다”며 “지금의 경기도는 협력자가 아닌 통제자 역할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명분 없는 반려와 끝없는 지연으로 고양시 주요 사업이 멈춰 서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도정 공백 상황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동연 지사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직무에서 물러난 점을 언급하며 “고양시의 절박한 현안은 외면한 채 정치 행보에 나선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그동안 수차례 면담 요청이 성사되지 못한 사실도 공개하며 갈등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 시장은 고양시가 처한 구조적 한계도 강조했다. 개발제한구역과 군사보호구역, 과밀억제권역 등 중첩 규제로 기업 유치조차 어려운 현실을 언급하며 “경기 남부는 첨단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북부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핵심은 ‘4대 현안’이었다.
먼저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관련해 “고양시는 3년간 계획 수정과 투자 유치 준비까지 사실상 모든 역할을 해왔다”며 “이제는 신청권자인 경기도가 전면에 나서 산업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청사 이전 사업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수천억 원 규모 신축 대신 수백억 원으로 가능한 이전안을 선택했음에도 경기도가 투자심사를 네 차례 반려한 점을 지적하며 “재정 절감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 오히려 가로막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현장을 외면한 방관 행정”이라고 규정했다.
10년째 표류 중인 K-컬처밸리 사업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지연은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공사 재개가 또다시 미뤄진 점을 언급하며 “연내 협약을 마무리하고 지연을 만회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사업 전반을 공개하고 시민 참여형 민·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재정 문제는 갈등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 시장은 경기도의 보조율 구조를 정면 비판하며 “기준보조율 30%에서 오히려 삭감된 20% 지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색은 도가 내고 부담은 시가 떠안는 구조”라며 버스 준공영제와 복지사업 사례를 들어 “지방재정에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조율 50% 상향 ▲재정 여건을 반영한 차등 지원 등을 요구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끝으로 “도지사가 자리를 비웠다고 해서 경기도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양시는 종속이 아닌 파트너로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08만 시민과 함께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경기도의 대응 여부에 따라 양측 갈등은 단순한 정책 충돌을 넘어 지방자치 권한과 재정 구조를 둘러싼 본격적인 충돌로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