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표적이 될까?...미국-쿠바 관계는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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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표적이 될까?...미국-쿠바 관계는 어땠나

BBC News 코리아 2026-03-24 19:08: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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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콘크리트 벽에 그려진 쿠바와 미국의 국기
Getty Images

최근 미국의 강화된 석유 제재에 쿠바의 전력망이 붕괴한 바로 그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는 "쿠바를 접수할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쿠바에 대해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솔직히 말해서, 지금 저들은 매우 약해진 나라"라고 답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양국 간 고조되는 긴장을 해소하고자 미국과 대화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서 인정했다.

미국이 사실상 쿠바에 대한 석유 봉쇄에 나선 가운데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로 인해 지난 3개월간 쿠바에 연료가 거의 공급되지 않으면서 이미 심각했던 에너지 위기가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BBC 스페인어 서비스에 따르면, 쿠바에서는 수년간 정전 사태가 점점 더 잦아지고 있으며, 전력망 관리 부실이 그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쿠바는 그동안 수입 석유, 특히 베네수엘라에 크게 의존해왔으나, 올해 1월 초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면서 이마저도 공급이 끊긴 상태다.

미국의 쿠바 석유 봉쇄 배경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쿠바가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살펴봤다.

쿠바는 '무너지기 직전'인가?

올해 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시위에서 ‘트럼프 대통령님, 쿠바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 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
Reuters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쿠바 정부 반대 시위에는 트럼프 지지자들도 참여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남쪽으로 불과 145km 떨어진, 카리브해 섬나라인 쿠바는 1960년대 초 피델 카스트로의 사회주의 혁명이 승리한 이후 미국의 제재 대상이었다.

올해 1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체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는 이미 "무너지기 직전"이기에 군사 개입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쿠바 출신 이민자 부부의 아들인 마르코 루비오 현 미국 국무장관은 오랫동안 쿠바의 정권 교체를 촉구해 왔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루비오 장관은 "내가 아바나(쿠바 수도)에 사는 정부 관계자였으면, 적어도 조금은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과 함께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이라는 그의 위치를 고려할 때,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보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하게 된다.

쿠바의 유럽연합(EU) 대사를 지낸 카를로스 알수가라이는 올해 초 BBC 월드 서비스 '뉴스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쿠바 또한 미국의 개입에 대비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이러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내 또래의 많은 쿠바인들은 … 사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쿠바인들 역시 전반적인 변화, 특히 경제적인 변화를 원하지만, "외부에서 강요하는" 변화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떻게든 이를 해결해나갈 것이지만, (외부의 개입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어떤 쿠바인도 미국의 개입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쿠바 주민들의 삶은?

어두운 부엌에서 라이터로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이는 여성의 모습
Reuters
정전이 이어지는 아바나에서 커피를 준비하는 글래디스 발데스(76)의 모습

쿠바는 국내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위협받는 가운데 최근 한층 강화된 미국의 조치에 직면하게 됐다. 국민들은 잦은 정전으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유조선들을 나포하면서 쿠바의 연료 및 전력 위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오랜 동맹국인 쿠바에 석유나 자금을 보내지 않으면 쿠바는 "무너질 것"이라며,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전기 생산량 부족, 노후화된 화력 발전소, 국제 시장에서 연료를 구매할 외화 부족 등이 겹친 만성적인 전력난으로 인해 쿠바의 상황은 한층 더 악화하고 있다.

쿠바 정부는 이러한 어려움의 원인을 미국의 경제 제재 탓으로 돌린다. 미국은 지난 1960년대 카스트로 정권이 미국 기업 등을 국유화한 이후 쿠바를 제재하고 있다.

BBC 스페인어 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쿠바 국민들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연료 배급 상황 속에서 숯과 장작으로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아바나에 사는 은퇴자 엘리자베스 콘트레라스(68)는 지난달 BBC 스페인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전기가 없어 전기포트를 거의 쓸 수 없으며, 가스도 얼마 남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지난 며칠간 장작으로 조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불확실한 시기에 우리는 서로 도우며 살아간다"고 덧붙였다.

쿠바 정부는 연료 판매 배급제, 필수 경제 활동 및 서비스 중심의 연료 사용, 재택근무 확대, 대학의 온·오프라인 강의 병행 등으로 구성된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베네수엘라-쿠바의 관계는?

피델 카스트로의 흑백 사진
Bettmann Archive / Getty Images
쿠바의 전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는 49년 동안 권력을 유지했다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국가 주도 사회주의라는 비전을 공유하며, 1999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집권 이후 서로를 지지해왔다.

베네수엘라는 쿠바에 원유를 공급했고, 쿠바는 그 대가로 보건, 교육, 스포츠 분야 인력뿐 아니라 군사 및 첩보 인력도 제공했다.

최근 벌어진 미군의 베네수엘라 작전 과정에서는 무장한 쿠바인 32명이 사망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 경호원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수치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베네수엘라는 쿠바에 매일 원유 약 3만5000배럴을 공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쿠바 원유 소비량의 약 30%에 해당하며, 쿠바의 또 다른 주요 에너지 파트너이자 오랜 동맹국인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양의 약 5배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쿠바 관계의 간략한 역사

버락 오바마의 사진과 함게 ‘아바나. 쿠바 리브레(자유로운 쿠바)’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 이 포스터는 2014년 두 나라 간의 역사적인 화해 시도 10주년을 기념한다
EPA
버락 오바마는 1928년 캘빈 쿨리지 이후 쿠바를 방문한 최초의 현직 미국 대통령이다

반면 쿠바와 미국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적대적이었다.

쿠바 혁명 시기인 1959년, 카스트로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풀헨시오 바티스타를 축출했다. 바티스타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던 인물로, 그의 몰락 이후 양국 관계는 악화하기 시작했다.

카스트로는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한편, 소련과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미국은 쿠바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통상 금수 조치를 시행했는데, 이러한 제재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961년에는 '피그스만 침공'이 발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은 1400명(대부분 쿠바 망명자)이 쿠바에 상륙해 카스트로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했으나, 쿠바군에 의해 3일 만에 진압됐다.

1년 후인 1962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는 쿠바에 대한 전면적인 통상 금수 조치를 발표했다.

같은 해 후반에는 미국이 쿠바가 소련의 핵미사일 기지 건설을 허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쿠바 미사일 위기'가 촉발됐다. 이에 13일간 전 세계는 핵전쟁 직전의 상태에 놓였다.

위기는 케네디 대통령과 소련이 미국은 튀르키예에서 핵미사일을 철수하고 소련은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하기로 합의하며 마무리된다.

이후 미국-쿠바 관계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행 및 자금 이동 제재를 완화하는 한편, 1982년부터 유지됐던 쿠바의 테러 지원국 지정도 해제했다. 양국의 대사관이 다시 열었고,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1928년 이후 쿠바를 방문한 최초의 현직 미국 대통령이다.

이듬해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에 미국인의 쿠바 여행 제한 조치를 복원하면서도, 외교 관계를 단절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같은 해 말, 자국 외교관과 정보요원들이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자, 미국은 쿠바 대사관 인력 대부분을 철수시켰다.

그러던 2021년, 미국은 쿠바를 테러 지원국 명단에 다시 올렸고, 아바나에서 시위가 발생하자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은 추가적인 대쿠바 제재를 발표했다.

그러나 1년 뒤에는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한편, 2025년에는 쿠바를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다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이를 철회하고, 더 강력한 대쿠바 제재 조치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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