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공격 유예 발언이 금융시장 흐름을 바꿨다. 환율은 나흘 만에 1,500원 아래로 내려왔고 코스피는 급락 하루 만에 2%대 반등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1원 내린 1,495.2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500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26.4원 내린 1,490.9원에 출발해 장중 1,503.1원까지 오르는 등 변동성이 이어졌다.
이번 환율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었다. 그는 미국 현지시간 23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건설적인 대화를 진행했다"며 이란의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장은 이를 확전 우려가 완화되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에 환율 하락 전환
최근 환율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원·달러 환율은 20일 1,501.0원을 기록한 이후 3거래일 연속 1,500원을 웃돌았고, 23일에는 1,517.3원까지 상승하며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의 군사 행동 가능성과 외국인 주식 매도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였다.
공격 유예 발언 이후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46% 하락한 99.374를 기록하며 달러 강세도 일부 완화됐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란 측은 "미국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고 반박했고, 환율 역시 장중 다시 1,500원을 웃돌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 개인·기관 매수에 코스피 5,500선 회복
코스피 역시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 속에서 반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8.17포인트(2.74%) 오른 5,553.92로 마감했다. 지수는 232.45포인트(4.30%) 상승한 5,638.20으로 출발했지만 장중 한때 하락 전환하며 5,4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시 상승 흐름을 회복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7,230억원, 9,670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지했다. 반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860억원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와 성장주가 반등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5.68% 상승했고 삼성전자는 1.83%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10.25%), SK스퀘어(6.82%) 등도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을 리스크 완화 기대에 따른 단기 반응으로 보면서도 방향성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5일 유예 이후 실제 조치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시장은 중동 정세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국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이후 실제 군사·외교 행동이 환율과 주가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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