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재단, '스쿨미투' 표현에 송사…나무위키 손배소 첫 결론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인터넷 백과사전 '나무위키' 게시글에 일부 오류나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전체 맥락상 사실에 부합한다면 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문광섭 부장판사)는 지난 1월 학교법인 도연학원이 나무위키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에 이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단 측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나무위키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가운데 법적 결론이 난 첫 사례다.
광주 명진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도연학원은 나무위키 내 명진고 문서에 '2018년 '스쿨미투'(학생들의 교내 성폭력 고발 운동) 사건', '사학비리 관련 논란' 등이 상세히 기재되자 나무위키 측에 삭제를 요구했다. 이후 관련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2023년 운영사를 상대로 5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도연학원은 2018년 스쿨미투 사건 게시글 내 표현을 문제 삼았다.
당시 스쿨미투 사건으로 광주광역시교육청으로부터 교사 7명의 해임요구를 받았음에도 1명만 해임한 것을 두고 '교육청의 징계요구를 무마했다'고 표현한 게시글이 허위 사실이자 악의적 의견표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1심은 학교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해당 게시물은 전체적 맥락상 사실에 부합한다"며 "설령 사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또 해당 게시글이 공익적 목적으로 게시된 점, 학교를 모욕하는 표현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나무위키는 이용자들이 스스로 작성·수정하면서 특정 사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라며 "의견 표명과 공개 토론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잘못되거나 과장된 표현을 피할 수 없지만 해명과 반박 등을 통해 시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자유로운 토론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표현의 자유가 넓게 보장돼야 하는 점, 지식 정보의 자유로운 공유, 글을 읽은 독자의 인식과 이해의 정도 등을 두루 감안할 때 게시물의 위법성을 쉽사리 인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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