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SK그룹 리밸런싱 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그 효과가 SK이노베이션과 SK온에서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대규모 합병과 자산 매각, 자본 확충이 맞물리며 사업 포트폴리오와 재무 구조가 대폭 조정됐다. 그 결과 한때 그룹 재무 리스크 진원지로 꼽혔던 SK이노베이션이 이제는 체질 개선 중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 SK이노베이션, 산하 계열사 조정으로 ‘군살 빼기’ 매진
최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과 SK온 사업·재무 역량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적극적 재무 안정화 정책으로 그룹 전반 신용 위험 역시 일정 수준 완화됐다는 진단이다.
가장 큰 변화는 SK이노베이션 외연 확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4년 11월 당시 SK E&S를 흡수합병했다. 이로써 기존 정유·화학 중심 구조에 발전과 도시가스 사업이 더해졌다.
이를 두고 SK이노베이션 사업 기반이 더욱 다각화되며 안정성이 제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이전부터 에너지·화학과 배터리·소재를 양축으로 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SK E&S 편입 후에는 LNG와 전력, 에너지 솔루션까지 포괄하는 종합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 지난해 합병 설명 자료에서도 회사는 기존 정유·석유화학 수익 기반에 LNG·전력 사업을 더해 2030년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0조원 이상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SK온 변화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SK온은 배터리 단일 사업만으로 전기차 캐즘 불확실성을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2024년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2025년 2월 SK엔텀을 흡수합병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SK엔무브와의 합병도 마무리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원재료 조달과 트레이딩, 탱크터미널, 윤활기유·플루이드 사업이 배터리 사업과 결합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단순히 사업 숫자를 늘린 게 아닌 배터리 사업 적자를 보완할 현금창출원과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SK온이 3개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며 배터리 부문 적자 보완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며 합병된 회사들의 견조한 실적이 재무부담 완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짚고 있다.
재무 측면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감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7월 약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여기에 7000억원 규모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병행했다. 아울러 보령LNG터미널 지분 50% 매각까지 더해지며 현금 유입 흐름을 넓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보령LNG터미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자회사인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도 각각 1조6500억원, 1조3500억원 전환우선주를 발행, 약 3조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보령LNG터미널 지분 매각 거래는 지난해 12월 완료됐다. 리밸런싱 목적이 단순한 몸집 줄이기가 아닌 투자 재원 확보와 차입부담 경감에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SK온 역시 재무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드와의 북미 합작법인 ‘블루오벌SK’재편이다.
앞서 SK온은 블루오벌SK 합작을 종결하고 미국 켄터키 공장 관련 유형자산을 매각, 연결기준 차입 부담을 줄였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구조 재편안에 따르면 포드가 켄터키 공장 지분을 가져가고 SK온은 테네시 공장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북미 투자 구조를 손봤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부채와 고정비를 줄이고 재무구조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의 공격적 증설 일변도에서 벗어나 수요 둔화 국면에 맞춘 ‘선택과 집중’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 그룹 고강도 리밸런싱, SK이노베이션 실적 제고로 매듭지어야
물론 지표로만 보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최근 회사 경영 실적에 따르면 SK그룹 내 화학 및 이차전지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합병으로 개선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추가적 재무 개선 노력으로 그룹 재무안정성 제고, 신용도 하방 압력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면은 실적 반등이 가능하도록 ‘판’을 다시 짠 단계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번 SK그룹 리밸런싱 의미는 SK이노베이션과 SK온을 더 이상 실적 부담 요인으로 두지 않는 구조를 짰다는 데 있다. 회사는 정유·화학, LNG·전력, 트레이딩, 윤활기유, 배터리를 하나의 축으로 재배열하며 사업 변동성을 줄였다. 아울러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하이브리드성 자본 조달을 통해 급한 ‘불’도 어느 정도 진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으로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진 SK이노베이션이 현금창출력을 높이고 SK온 또한 북미 투자 조정 후 배터리 수익성 제고에 나설 때 이번 리밸런싱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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