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진천역서 냉각탑 절단 중 화재…연기 다량 발생해 지하철 무정차 운행
지난 1년 1개월간 전국 공사현장서 불꽃·불티로 인한 화재 1천57건 발생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23일 발생한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진천역 화재 사례처럼 절단기나 용접기 등을 이용한 작업 중 불티가 튀면서 불이 나는 사고가 전국 공사 현장에서 잇따르면서 현장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용접·절단 작업 중 발생하는 불티는 상황에 따라 15m 이상 떨어진 곳까지도 날아가 불을 낼 수 있는 까닭에 비산 방지 등 안전 조치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분께 대구 달서구 도시철도 1호선 진천역 지하 환기실에서 불이 났다.
화재는 지하 1층 환기실에서 작업자들이 노후화한 에어컨 시스템 냉각탑 절단 작업을 하던 중 일어난 불꽃이 기계를 둘러싼 내장재에 튀며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절단기로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불꽃이 냉각탑 필터로 튀면서 화재가 난 걸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진화 대원들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역사 내 소화전 등을 이용해 35분 만에 초진을 마친 데 이어 오후 1시 22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이러한 소방 당국의 신속 대응으로 진천역 화재가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다량의 연기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느꼈다.
대구 직장인 박모(30대) 씨는 "진천역 화재로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와 재난 문자를 받고 심장이 크게 뛸 정도로 놀랐다"며 "대구 지하철 참사처럼 큰불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동 당국에 따르면 절단·용접 등 화기류 작업 중에 불티 관리 소홀로 화재가 나는 일은 해마다 전국에서 반복하고 있다.
작년 11월 경기 김포시 한 공장에서 용접 작업 중 화재에 따른 폭발이 발생해 작업자 2명이 크게 다쳤다.
같은 해 6월에는 경기 화성시 한 초등학교 체육관 내 공사 현장에서 지붕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티로 인해 불이 나 작업자 10여명이 대피했다.
지난해 초 국립한글박물관에서도 철근 절단 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미처 대피하지 못했던 현장 작업자 2명이 구조되고 소방관 1명이 부상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지난 22일까지 전국 공사 현장 등에서 용접, 절단, 연마 작업 중에 발생한 불꽃·불티로 화재가 발생한 사례는 모두 1천57건에 이른다. 또 이로 인해 현장 근로자 등 8명이 숨졌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는 "절단이나 용접 작업을 하다 발생하는 불티는 15m 이상 거리까지도 날아갈 수 있어 작업 전에 안전 조치를 충분히 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화재는 현장에서 불티 비산 방지 조치가 미흡하게 이뤄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접 같은 화기류를 활용한 작업을 할 때는 특히 안전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도록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도 이러한 유형의 화재가 끊이질 않자 지난 1일부터 용접·용단 등 화기류 작업을 할 때 성능인증을 받은 용접 방화포를 사용하도록 개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진천역 작업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안전 조치를 제대로 취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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