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대전지방고용노동청과 대전경찰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수사관 약 60명을 투입해 안전공업 공장과 본사, 대표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관계자 PC와 휴대전화, 안전 관리 서류 등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안전 조치 의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께 안전공업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당시 화재는 1층에서 시작된 뒤 계단을 통해 순식간에 상층부로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장 내부 곳곳에 묻어 있던 절삭유와 기름때 등으로 인해 짧은 시간 안에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했고, 특히 9명의 사망자가 발견된 휴게실은 불법 증축돼 대피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향후 수사는 사용자 측이 예상할 수 있던 인재(人災)였는데도 이에 대응하지 않았던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앞서 안전공업 노동조합은 산업안전보건회의 등을 통해 화재 위험 요소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한 경영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인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향후 사용자 측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지했는지, 인지하고도 안전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는지 등이 핵심 수사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안전 조치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면 중처법으로 처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처법은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다.
오빛나라 변호사(오빛나라 법률사무소)는 "사용자 측에서 안전 조치를 얼마나 준수했는지가 중처법 적용 여부를 가린다"며 "업장에서 예방 조치라든지 위험성 평가 등을 제대로 점검했는지가 판단에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셀 참사 법률지원단장이었던 신하나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장에) 절삭유가 군데군데 묻어 있었고, 정리가 되지 않아 화재가 크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직원 복지 공간에 대한 대피 매뉴얼이 있었고, 이에 대한 교육이 됐다면 화재가 커졌겠느냐는 의구심이 있다"면서 중처법 적용이 가능하다고 봤다.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도 "발화 원인 자체를 사업주가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피해 확산에서 사업주의 잘못이 있으면 중대재해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업주를 처벌하는 사후적 대응과 별개로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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