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억울해서 결제 못하겠어요”…취소 사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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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억울해서 결제 못하겠어요”…취소 사례 속출

이데일리 2026-03-23 14:18: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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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같은 노선인데 몇 달 사이 항공권이 160만 원에서 240만 원까지 올라있더라고요. 도저히 결제 버튼이 안 눌러졌어요. 이렇게까지 비용을 쓰면서 가는 게 억울해서 여행이 즐겁지 않을 것 같았어요.”

오는 9월 결혼을 앞둔 이모(31)씨가 스페인 신혼여행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한 말이다.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해외 여행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계획보다 서둘러 항공권을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진다.

대학생 이모(24)씨는 올 봄 중간고사 후 친구들과 계획했던 동남아 여행을 최근 취소했다. 이씨는 “당초 왕복 항공권을 30만~40만 원대로 예상했지만, 유류할증료가 붙으면서 가격이 눈에 띄게 올라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정모(35)씨 역시 예약 직전까지 갔던 여행을 보류했다. 정씨는 “최근 식자재 가격 상승과 매출 감소로 수입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항공권 가격까지 오르자 소비 결정을 미루게 됐다”며 “5월에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지금 돈을 쓰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됐고 결국 포기했다”고 밝혔다.

대학원생 최모(27)씨는 졸업 기념으로 계획했던 미국 서부 배낭여행을 접었다. 최씨는 “유류할증료 상승에 장거리 노선일수록 부담이 더 크게 느껴졌다”며 “학생 신분으로 현지 물가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비용 걱정하며 여행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생 한 번 뿐인 신혼여행이나 오랜만의 ‘가족 상봉’이 영향을 받는 경우 타격감은 더 크다. 내년 1월 결혼을 앞둔 김모(29)씨는 오는 8월 호주에서 웨딩 스냅 촬영을 겸한 여행을 계획했는데 비용이 크게 올라 울상이다.

김씨는 “2월 말 항공권을 확인했을 때는 103만~105만 원 정도였다”며 “보통 여행 2~3개월 전에 예매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기다렸는데, 티켓값 인상 소식을 듣고 지난 주말 다시 확인해보니 같은 구간, 같은 일정인데도 150만 원까지 올라 있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유학 중인 아들을 만나기 위해 남편과 여행을 계획했던 주부 정모(53)씨는 일정을 미뤘다. 정씨는 “항공권 가격이 지난해보다 체감상 두 배 가까이 오른 데다, 경유 노선 역시 선택지가 제한적이어서 부담이 컸다”며 “무리해서 다녀오기보다는 상황이 안정된 뒤 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적용된 ‘6단계’에서 무려 12단계나 수직 상승한 ‘18단계’가 적용된다. 이는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 도입 이후 한 달 사이 가장 큰 상승 폭으로,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MOPS) 급등에 고환율 상황이 맞물린 결과다.

대한항공 기준 장거리 노선인 인천~뉴욕의 경우 유류할증료가 3월 편도 9만9000원에서 4월 30만3000원으로 세 배 이상 상승했다. 인천~런던·파리 등 유럽 노선 역시 7만9500원에서 27만6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비교적 단거리인 인천~방콕 노선도 3만9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뛰며 약 세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탑승일’이 아닌 ‘발권일’을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같은 일정이라도 언제 결제하느냐에 따라 실제 지불 금액이 크게 달라진다.

이에 여행 시기가 정해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발권하는 것을 고민하거나, 반대로 부담을 느껴 예약 자체를 미루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중동 리스크로 정유 시설 타격 가능성과 원유 공급 불안이 커진 상황”이라며 “국제유가는 급등 이후 하락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특성이 있어 단기간에 안정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특히 최근에는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전반적으로 커진 상태”라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항공권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관광 수요는 그만큼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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