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우군 이탈‧연금은 사실상 반대…‘고립무원’ 고려아연 최윤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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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우군 이탈‧연금은 사실상 반대…‘고립무원’ 고려아연 최윤범호

일요시사 2026-03-23 11:09: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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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고려아연 정기주총이 코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최윤범 회장을 지지하던 구도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양새다.

자사주 공개매수에 함께 참여했던 베인캐피탈이나 지분을 맞교환했던 한화 등 주요 투자자들이 최근 보유하던 고려아연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국민연금까지 최 회장에 대한 재선임에 찬성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면서 시장에서는 “최윤범 회장이 사실상 고립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는 최근 고려아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형식상 ‘미행사’로 분류됐지만, 감사위원 후보들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를 이유로 명시적으로 반대하면서 현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부여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최 회장을 포함한 회사 측 이사 후보들에 대해 단 한 명도 찬성하지 않은 반면, 영풍·MBK 파트너스 측이 추천한 후보들에는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형식은 중립적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현 경영진에 대한 부정적 판단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미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은 고려아연의 거버넌스 문제 및 주주가치 훼손을 지적하며 최 회장 재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상태다.

또 일부 글로벌 자문기관이 특정 안건에 대해 반대 또는 유보 의견을 낼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 역시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과거 사례에서도 자문사 권고가 기관 투자가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핵심은 ‘캐스팅 보트’로 평가받는 국민연금의 스탠스다. 국민연금이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내부 의결권 자문 및 투자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경영진 측 안건에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반대 신호’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의 이 같은 결정까지 더해져 최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그동안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던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변화하고 있다. 베인캐피탈과 한화는 최근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투자 회수를 넘어, 현 경영체제에 대한 거리두기에 나선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고리 대출로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했던 베인캐피탈뿐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로 거론돼 온 한화까지 지분 매각 움직임을 보이면서, 최 회장을 둘러싼 우군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한화가 홍콩 주재 여러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에 지분 매각을 태핑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는데 이는 사업적 제휴 관계가 아닌, 리더십 간 관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우군 이탈 움직임의 배경에 대해, 단순한 최 회장을 둘러싼 법적·제도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에 관한 금융감독원 감리위원회 심의, 외국 계열사를 통한 순환출자구조 및 상호주 구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고가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이은 유상증자 추진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주요 사안들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잠재적 법적 불확실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상법 개정 등 정부의 제도 개편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투자자들은 물론, 재계와 법조계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그동안 제기돼 온 각종 의혹과 논란들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이 판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여기에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상법 개정 등 제도 환경까지 변화하는 흐름이 맞물리면서, 그간 최 회장 주도의 의사결정 방식이나 지배구조 이슈가 더 이상 덮어지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hea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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