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 킥오프를 약 두 시간 앞둔 시간, 경기장은 이미 축제 분위기였다. 서울을 응원하는 팬들로 광장이 가득 찼다. 19개에 달하는 푸드트럭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팬들은 음식과 맥주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기다렸다.
이유는 분명했다. FC서울은 앞선 K리그1 원정 3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개막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1983년 창단 이후 첫 ‘개막 4연승’에 도전하는 순간. 팬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기대가 확신으로 바뀌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결과는 5-0 대승.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김기동 감독 체제 3년 차를 맞은 FC서울은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이 경기까지 포함해 4경기 10득점 2실점. 공수 균형이 안정됐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됐다.
그럼에도 김기동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의 철학을 밀어붙였고, 구단 역시 그를 신뢰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올 시즌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환 속도’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중원에서 볼을 잡으면 지체 없이 측면으로 벌려주고, 간결한 패스로 공간을 공략한다.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가 반복되며 찬스를 만들어낸다.
상대도 이를 경계했다. 경기 전 이정규 광주FC 감독은 “서울의 트랜지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평가했다. 김기동 감독 역시 “선수들이 전술적 변화를 배우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성장’이라는 또 하나의 축이 더해졌다.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손정범의 존재감이 대표적이다. 만 19세인 그는 올 시즌 주전 미드필더로 도약했다. 활동량과 패싱, 볼 키핑 능력까지 두루 갖추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8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김기동 감독이 포항 시절부터 보여준 ‘유스 육성 능력’이 서울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흥행과 성장, 두 축이 동시에 맞물렸다.
이날 경기장에는 2만 412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올 시즌 K리그1·2를 통틀어 단일 경기 최다 관중이다. 팬들은 돌아왔고, 팀은 응답했다. FC서울은 이날 승리로 개막 4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쓰며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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