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고위험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가 반복될 경우 감경 없이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에도 유사 상품 판매가 확대되는 상황을 겨냥한 조치다. 토스뱅크의 '엔화 반값 환전 사고' 등 후발 금융사들의 빈번한 전산사고에 대해서는 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에 금전적 제재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 20일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소비자 보호 체계를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협의회는 금감원 내 최고위급 협의 기구로, 향후 월 1회 정례 운영될 예정이다. 감독·검사 정보와 민원·언론 동향을 활용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중대 위험요인은 전사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ELS와 유사한 구조의 고위험 상품 판매 확대에 주목했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지수연동예금(ELD) △실적배당형 상품 등 수익형 상품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ETF 신탁 납입액은 2024년 3조9000억원에서 2025년 15조6000억원으로 4배 급증했다. 금감원은 이를 단기 실적 중심 경쟁에 따른 불완전판매 위험 신호로 보고 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상품 판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투자 위험에 대한 설명 부족과 상품 구조 이해 미흡이 핵심 문제"라며 "향후 유사 사례가 반복될 경우 법에서 정한 수준의 제재를 그대로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의 홍콩 ELS 사태 제재 감경이 없었다면 금융권 과징금 규모는 4조원대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율 배상 등 자구 노력이 반영되면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약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금융사 전산사고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최근 토스뱅크와 빗썸 등에서 장애가 잇따르면서 빅테크·가상자산사업자·인터넷은행 등 후발 주자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관리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판단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전산사고의 상당수가 기본적인 관리 소홀에서 비롯됐다"며 "감경 없이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권의 절판마케팅과 설계사 수수료 관행도 중점 점검한다. 제도 개편을 앞두고 이직 유도, 수수료 우회 지급, 계약 승환 등 모집질서 교란 가능성을 점검하고, 소비자 정보 제공 강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유튜브 기반 주식 추천, 선행매매 등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빚투(빚내서 투자)' 확산에 대한 점검도 강화한다. 신용융자, 스탁론,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보험 약관대출 등 전 금융권의 레버리지 투자 자금을 종합 점검할 방침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차입 기반 투자가 반대매매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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