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 모두가 비관적 전망을 보낼 때 전경준 감독은 조용한 진화를 택했고 경기장에서 보여줬다.
성남FC는 21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4라운드에서 충남아산에 2-1 승리를 거뒀다. 성남의 시즌 첫 승이었다.
성남의 승리 전 이야기해야 할 건, 성남의 시즌 전 상황이다. 지난 시즌 전경준 감독 아래 성남은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후이즈, 베니시오, 신재원이 K리그2 베스트 일레븐에도 들었다. 승격에는 실패했어도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찬바람이 불었다. 팀 예산이 줄어들고 후이즈, 사무엘, 양한빈, 신재원 등 핵심 자원들이 대거 떠났다.
전경준 감독은 김해운 단장과 함께 줄어든 예산 속에서 진주 찾기에 나섰다. 일본으로 가 능력은 있는데 몸값이 저렴한 선수들을 물색했고 기회를 못 받고 있는 선수들을 골라 설득하는 작업에 나섰다. 어느 정도 스쿼드는 확보가 됐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했다. 성남의 시즌 전 전망이 암울한 이유였다.
전경준 감독은 핑계만 대고 있지 않았다. 큰 틀에서 전술 변화를 택했다. K리그2 미디어데이 때도 "선수들이 나가 작년과 같은 전술을 쓰긴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시즌 성남은 4-4-2 포메이션으로 일단 수비에 집중한 뒤 신재원-후이즈 공격 패턴을 활용해 득점을 만들었다. 압도적인 짠물 수비로 일단 실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택했고 직선적인 롱패스, 크로스를 통한 공격이 주를 이뤘다.
올 시즌 성남은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 더 많이 움직이며 높이보다 스루패스를 통한 공격으로 풀어갔다. 공격 작업 시 선수들 공 터치 횟수가 더 많아지기도 했다. 선수단이 바뀐 상황에서, 그에 맞게 전경준 감독도 전술 변화를 가져간 것이다. 지난 충북청주전에서 방향성이 조금 보였다면 이날은 더 확실히 보였다.
측면에 안젤로티를 배치한 게 특징이었다. 안젤로티는 스트라이커인데 측면으로 많이 움직이는 유형이다. 이날은 윤민호-박상혁을 투톱으로 세우고 안젤로티가 우측면에 있었다. 안젤로티를 축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빠르게 전방 패스를 공급하면 안젤로티 혹은 박수빈이 공을 잡고 다시 빠르게 연결했다. 이 상황에서 침투에 능한 윤민호의 장점이 확실히 살아났다.
수비라인을 올리고 압박을 시도했고 빠른 패스로 전방에서 기회를 만들었다. 베니시오-이상민이 후방을 든든히 지켜줬다. 최치원에게 원더골을 내주면서 또 실점을 했지만 이광연은 성남 입단 후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1-1 상황에서 황석기 추가골이 나오면서 2-1로 앞서갔다. 충남아산 맹공에도 점수차를 지켜내면서 시즌 첫 승점 3을 얻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전경준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를 제대로 실현했다. 감독으로서 좌절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전경준 감독은 낙담보다 새로운 진화를 택하면서 올 시즌도 성남 팬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여전히 스쿼드는 두텁지 않고 부상자까지 있지만, 전경준 감독이 짜놓은 패턴이 더 자리가 잡힌다면 성남은 상위권에 균열을 낼 도깨비 팀으로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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