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방탄소년단이 서울 한복판에서 다시 한 번 역사를 쓴다. 컴백 무대의 배경은 공연장이 아닌 도시 그 자체다.
21일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이 펼쳐진다. 이번 무대는 정규 5집 ‘아리랑’ 발매를 기념해 기획된 이벤트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송출된다. 현장을 찾지 못한 팬들도 실시간으로 공연을 함께할 수 있다.
무대의 핵심은 ‘공간’이다. 광화문이라는 상징적 장소를 가리지 않기 위해 제작진은 시야를 확보한 오픈형 큐브 세트를 도입했다. 건축과 퍼포먼스를 하나의 화면 안에 담아내는 연출이다. 멤버들 역시 이 구조를 이번 공연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꼽았다.
이번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2022년 부산 공연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완전체로 서는 공식 무대다. 오랜 공백을 지나 다시 모인 일곱 멤버는 설렘과 긴장, 책임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퍼포먼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강도 높은 준비 과정도 이어졌고, 일부 멤버는 컨디션 관리 속에서도 무대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트리스트 역시 새롭게 구성됐다. 타이틀곡 ‘SWIM’을 포함한 신곡 퍼포먼스가 최초 공개되며, 곡의 흐름에 맞춰 무대가 세 구역으로 나뉘는 입체적 연출이 더해진다. 관객이 하나의 서사를 따라가듯 공연을 경험하도록 설계된 구성이다. 특히 ‘아리랑’이라는 앨범 제목과 맞물려, 현장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장면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제작진 라인업도 글로벌 규모다. 총연출은 해미시 해밀턴이 맡았다. 런던 올림픽 개막식과 슈퍼볼 하프타임 쇼 등 대형 이벤트를 이끈 연출가로, 대중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데 강점을 지닌 인물이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가이 캐링턴 역시 에미상 시상식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더했다.
신보 ‘아리랑’은 팀의 정체성을 현재 시점에서 재해석한 앨범이다. 총괄 프로듀싱은 방시혁이 맡았다. 한국의 전통 민요에서 착안한 제목처럼, 음악 안에는 멤버들이 지나온 시간과 지금의 감정이 함께 녹아 있다.
성적도 압도적이다. 발매 당일 수백만 장 판매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단숨에 경신했고, 주요 음원 차트에서도 최상위권을 장악했다. 컴백과 동시에 수치와 화제성을 모두 잡은 셈이다.
아물러 방탄소년단의 귀환이 서울을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바꿔놓았다.
지난 20일 시작된 도시형 프로젝트 ‘BTS THE CITY ARIRANG SEOUL’은 서울의 상징적 공간들이 아티스트의 서사와 결합하며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대표적으로 숭례문에서는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졌다. 어둠 속 성문이 열리듯 연출된 화면 뒤로 멤버들의 실루엣이 등장하고, 붉은 빛이 건축물을 감싸며 장면을 완성했다.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장면에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도심 곳곳은 자연스럽게 ‘체험형 전시’로 확장됐다. 뚝섬 한강공원에서는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았고, 광화문 광장은 대형 광고와 함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일상적으로 지나던 공간들이 공연장처럼 변모하면서, 관람객들은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을 마주했다.
이번 프로젝트들은 ‘팬 이벤트’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는 이른 시간부터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음악을 중심으로 구성된 참여형 콘텐츠와 거리 공연이 어우러지며, 자연스럽게 축제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해외에서 방문한 관람객들의 비중도 높아, 현장은 글로벌 팬과 시민이 뒤섞인 복합 문화 공간으로 기능했다.
또 다른 거점인 국립현대미술관 야외에는 큐브 형태의 설치물이 등장했다. 푸른빛 외관과 함께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조물은 신보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장치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장식 요소가 잔잔한 파동을 연상시키며 도심 속 휴식 같은 경험을 제공했다. 여기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주요 지점을 잇는 스탬프 프로그램이 더해지며, 방문객들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서울 전역으로 확장시켰다.
행사는 시작부터 높은 관심 속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갔다. 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질서 있는 관람 환경이 유지되며 도시형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더 시티 서울’은 다음 달 19일까지 이어진다. 남산과 도심 주요 거점을 활용한 추가 콘텐츠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으로, 서울은 당분간 하나의 거대한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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