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20일은 ‘국제 행복의 날’이라고 합니다.
국제기구인 유엔(UN)이 2012년에 정한 ‘국제 행복의 날’은 행복을 인류 보편의 목표이자 삶의 중요한 권리로 인식하기 위해 제정됐다고 하는데요.
좋은 문화예술이 주는 행복감 역시 무시할 수 없죠.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을 선보여드립니다.
영화 극장의 시간들
영화과 교수님들의 팀플
여러분은 영화를 볼 때 극장에서 보는 걸 선호하시나요, 아니면 OTT 등으로 집에서 보는 걸 더 선호하시나요?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영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OTT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극장만이 주는 몰입과 경험은 결코 OTT로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인데요. 최근 한국 영화와 극장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잊고 지냈던 ‘극장’이라는 공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영화 <극장의 시간들> 은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등 한국 영화계의 대표 감독들이 의기투합했는데요. 마치 교수님들의 조별과제처럼 이번 영화 <극장의 시간들> 이 아니었다면 보지 못했을 조합입니다. 여기에 더해 김대명, 고아성, 장혜진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등장으로 작품의 기대감을 더했는데요. 극장의> 극장의>
영화는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의 3인 3색 시네마틱 러브레터입니다. 감독의 이름을 보지 않아도 누구의 작품인지 맞출 만큼 <극장의 시간들> 은 서로 다른 연출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세 감독이 ‘극장’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을 느껴볼 수 있었는데요. 각 감독들에게 ‘극장’이란 어떤 공간이었을까요. 그리고 그들이 이 시점에서 ‘극장’의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뭐였을까요. 극장의>
사라져가는 극장에 대한 오마주이자,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도 같은 영화 <극장의 시간들> 은 현재 전국 상영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극장의>
전시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
살아남았다는 것은 강하다는 것
최근 우연히 본 SNS 문장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문장은 바로 ‘살아남았다는 것은 강하다는 것’이라는 말인데요. 처음 보고 가볍게 웃어넘겼던 문장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짧은 말에 담긴 진리를 다시 곱씹어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문장을 대표하는 표현이 ‘거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신진 작가가 주는 새로움과 다양성도 좋지만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자신의 일을 묵묵히 지켜내온 거장의 저력 역시 무시할 수 없죠.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도 70년 동안 자연과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에 인생을 바친 거장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김윤신 작가는 한국 현대 조각의 기틀을 마련한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입니다. 1935년생인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거친 풍파를 온몸으로 견뎌내며 예술의 꽃을 피웠죠. 남성 중심의 조각계에서 여성 작가로서 독창적인 길을 개척한 것은 물론 1980년대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낯선 땅의 단단한 나무와 마주하며 자신만의 조각 언어를 완성해 낸 입지전적인 인물인데요. ‘살아남았다는 것은 강하다는 것’이라는 말을 작가가 몸소 증명하며 구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작업에 매진하는 작가의 존재 자체가 한국 미술사의 경이로운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김윤신 작가의 핵심 철학인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둘이 만나 하나가 되고 다시 나뉘어 각각이 하나가 된다’는 이 원리를 중심으로 작가가 평생에 걸쳐 나무와 돌에 새겨온 생명의 순환을 조각과 회화 등을 통해 선보이는데요. 작가는 거친 나무 속에 숨겨진 생명의 호흡을 끄집어내며 재료와 작가가 하나가 어우러지는 응축된 에너지를 전합니다.
특히 전시는 작가의 주력인 조각뿐 아니라 회화까지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합니다. 조각이 나무와 돌이라는 단단한 물성을 통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온 회화 연작 <이루어지다> 는 강렬한 색채와 리드미컬한 파동으로 작가 안에 내재된 환희를 시각화합니다. 서로 다른 매체임에도 결국 ‘생명’이라는 하나의 근원으로 귀결되는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은 거장이 일궈온 70년 예술 세계의 정수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죠. 이루어지다>
자연과 생명의 에너지를 노래하는 전시 김윤신 작가의 이번 회고전은 오는 6월 28일까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공연 말벌
시간이 약일까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죠. 하지만 어떤 상처는 시간이 흐를수록 아물기는커녕 더 깊게 곪아 터지기도 하는데요. 특히 자아가 형성되는 학창 시절에 그어진 상처는 평생을 따라다니는 날카로운 독침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 ‘시간이 약’이 될 수 없었던 두 여자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 작품이 있습니다.
한국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연극
작품은 학창 시절 괴롭힘의 피해자였던 ‘헤더’와 가해자였던 ‘카알라’의 재회로 시작됩니다.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사는 헤더가 카알라에게 건네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과 그 뒤에 숨겨진 충격적인 진실은 관객들을 순식간에 혼란으로 몰아넣는데요. 2인극 특유의 밀도 높은 구성과 심리 스릴러적 전개로 관객들은 순식간에 작품에 몰입하게 됩니다.
이번 공연에는 한지은, 권유리, 김려원 등 매체와 무대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들이 합류했습니다. 배우들의 서늘한 눈빛과 팽팽한 대립은 ‘기억의 왜곡’과 ‘용서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죠.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인간 내면의 가장 어두운 면을 거울처럼 비추는 연출력은 극장을 나선 뒤에도 긴 여운을 남깁니다.
소녀들의 뒤틀린 기억이 불러온 잔혹한 반전을 그려낸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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