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컬트렌드] 거울 앞 남성, 뷰티 산업의 새 동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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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컬트렌드] 거울 앞 남성, 뷰티 산업의 새 동력으로

뉴스컬처 2026-03-20 17:07: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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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부쩍 거울 앞에 오래 머무는 남성이 늘었다. 과거에는 면도 후 애프터쉐이브만 바르던 손길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톤업 제품을 고민하고, 선크림을 고르고, BB 크림까지 세심하게 눈여겨보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화장대 위 세럼과 로션 병들이 남성 소비자의 손때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남성 뷰티는 소수 취향의 영역을 넘어 ‘일상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관리 차원을 넘어, 외모와 자기 표현을 동시에 고민하는 현대 남성들의 소비 행태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전문 기업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지난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2024년 약 1조1700억원 규모였으며, 2029년에는 1조23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에는 기초 관리 중심이었던 제품군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토너, 에센스, 아이크림, 심지어 색조 제품까지 포함되는 등 제품 범위가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구매 빈도와 구매 단가가 모두 높아지고 있으며, 화장품 사용 경험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변화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외모와 자기 관리가 경쟁력으로 인식되면서 남성도 ‘보는 눈’을 의식하게 됐다. 과거에는 화장품 광고와 매장 진열대가 주로 여성 소비자를 겨냥했지만, 현재는 주요 브랜드가 남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 라인업과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며 남성 소비자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남성의 화장품 사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시장 환경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돌과 연예인의 메이크업 문화는 이러한 흐름에 더욱 가속도를 붙였다. 남성 아이돌이 선보이는 세련된 피부 표현과 메이크업 스타일은 SNS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며, ‘메이크업은 여자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빠르게 허물고 있다. 특히 10~30대 남성 팬 사이에서 이러한 영향은 크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하고자 하는 소비 행태로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들은 남성 소비자의 심리와 사용 경험을 세밀하게 분석해 접근하고 있다. 간결하고 남성 친화적인 디자인, 성분을 강조한 마케팅, 그리고 ‘남성 전용’이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남성 소비자의 구매 장벽을 낮추고 있다. 일부 럭셔리 브랜드는 남성용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까지 확대하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남성 소비자에게 기능적 만족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자기표현의 가치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소비 채널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올리브영 등 대형 H&B 스토어와 편의점에서는 남성용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남성 전용 제품 추천 코너와 후기 콘텐츠, 튜토리얼 영상 등 다양한 정보가 소비자의 구매를 적극적으로 촉진한다. 집에서도 쉽게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남성 소비자의 화장품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남성 화장품은 기초 제품 위주였지만, 이제는 토너, 에센스, 아이크림, 색조 제품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는 남성 소비자가 피부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표현과 스타일을 고민하는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성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 폭이 넓어짐에 따라, 브랜드 입장에서도 보다 정교하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 필수가 되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전환이 확인된다. 주요 H&B 채널에서 남성 제품의 매출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남성 소비자의 구매율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데이터는 남성 소비자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층으로 자리잡았음을 시사하며, 앞으로 남성 뷰티 시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임을 예고한다.

K-뷰티의 강점은 이러한 소비 문화 변화를 신속하게 제품에 반영하는 민첩성에 있다. 한국 브랜드들은 남성 피부 특성에 맞춘 성분 개발과 다양한 텍스처의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니즈를 정교하게 충족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프리미엄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남성 소비자들의 선택 폭과 만족도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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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비자 사이에서도 ‘남성 뷰티’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외 주요 시장에서 한국 남성용 제품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수출 포트폴리오에서도 남성 뷰티 품목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K-뷰티 브랜드들은 현지 트렌드에 맞춘 마케팅과 제품 기획으로 남성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남성 뷰티가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뷰티 업계 전문가들은 “남성 소비자는 틈새 시장이 아니라 중요한 핵심 소비자”라고 입을 모은다. 화장품 기업의 미래 성장 전략에 남성 뷰티 라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으며, 브랜드마다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마케팅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소비 패턴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남성 소비자의 외모 관리가 사회적·문화적 지위와 직결되면서, 남성 뷰티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화장품 사용을 통한 자기 관리와 표현이 현대 남성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결되며, 이는 산업 전반에 걸친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남성 화장품의 성장은 산업 전체의 파이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면서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은 더욱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요구받게 된다.

결국 남성 뷰티 시장의 확장은 한국 뷰티 산업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소비자는 정교하고 다양한 제품을 원하며, 브랜드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남성 화장품은 이제 관리 수단을 넘어, 산업과 문화 전반을 움직이는 중요한 경제적 동력이 되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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