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동조합의 입장과 조직 안정성 문제가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에 이어 고려아연에서도 노조의 강한 반발에 직면한 반면, 현 경영진은 노조의 지지를 확보한 모습이 대비되면서 표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MBK와 영풍을 ‘약탈적 투기자본’으로 규정하고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강하게 반대했다. 노조는 “고려아연은 홈플러스가 아니다”라며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폐점과 구조조정이 이어졌고,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극한 투쟁에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MBK는 자산 매각과 점포 폐점을 통해 수익 회수에만 집중하며 노동자의 삶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발은 홈플러스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에 따르면 회생 이후 1년 동안 약 3천500명의 인력 감축과 19개 점포 폐점이 이뤄졌으며, 노조는 이를 두고 “회사를 파멸로 이끄는 방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는 홈플러스 노조가 참석해 MBK의 경영 방식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기도 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노사 간 협력 기조를 유지하며 조직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38년 연속 무분규 임금·단체협약을 달성했으며, 최윤범 회장은 이를 두고 “102분기 연속 흑자보다 더 큰 성취”라고 평가하며 노사 신뢰를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노사 관계를 기업가치의 중요한 요소로 보는 분위기다.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의안분석보고서를 통해 제련 산업 특성상 산업 전문성과 지속가능 경영 역량, 안정적인 전략 실행력이 핵심 평가 요소라고 짚었다. 특히 경영권 변동 시 의사결정 지연과 조직 불안, 전략 변경 등 실행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MBK에 대해서는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 산업 운영보다는 단기적 재무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엇갈린 평가가 주주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례로 드러난 MBK에 대한 불신과 고려아연의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누가 기업가치를 더 안정적으로 높일 수 있는지가 이번 주총 표심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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