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APOE ε4' 보유자라도 육류 섭취 많으면 치매 위험 감소"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인자(APOE ε4)를 가진 사람이 육류를 많이 섭취하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고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야코브 노르그렌 박사팀은 20일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60세 이상 고령자 2천100여명을 대상으로 유전인자형과 육류 섭취량 간 관계를 15년간 추적 관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식이 지침 수준의 육류 섭취에서는 APOE ε4 보유자의 인지 저하 위험이 더 높았지만, 권장량의 두 배 이상 섭취하는 경우 이런 차이가 사라졌다며 이는 특정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에게 개인 맞춤형 식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포지단백질 E(APOE)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유전적 위험 조절 인자로 ε4·ε3·ε2라는 세 가지 변이(대립유전자)가 있고 이로부터 6가지 유전자형이 만들어진다.
유전자형 중 ε4/ε4(APOE44)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가장 크게 높이며, 가장 흔한 유전자형인 ε3/ε3(APOE33)와 비교할 때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동아시아에서는 약 30배, 백인은 13배, 흑인은 6배, 히스패닉에서는 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OE34 유전자형의 위험도 각각 4배, 3배, 2배, 2배 높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01~2004년 모집된 60세 이상 치매가 없는 2천157명을 대상으로, 스웨덴 국립 노화·돌봄 연구-쿵스홀멘(SNAC-K) 자료를 활용해 15년 동안 육류 섭취량이 유전자형에 따라 인지기능과 치매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식품섭취빈도조사를 통해 총열량 대비 육류 섭취량을 분석하고, 인지기능 변화와 치매 발생을 통계모형으로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 중 569명(26.4%)이 APOE34/44 유전자형 보유자였다. 추적 기간에 296명은 치매가 발생했고 690명은 치매 없이 사망했다.
분석 결과 APOE34/44 유전자형에서는 육류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상위 20%)이 가장 적은 집단(하위 20%)보다 인지 기능 저하가 유의미하게 느렸고, 치매 발생 위험도 약 55% 낮았다.
하지만 APOE ε4를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유전자형(APOE22/23/24/33)에서는 육류 섭취량과 인지 기능 또는 치매 위험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육류 섭취량이 높은 집단에서는 유전자형에 따른 인지 기능 차이나 치매 위험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APOE ε4 보유자에서 예상되는 인지적 불리함이 상쇄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전체 육류 중 가공육 비율이 높은 경우에는 치매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기존 권장량보다 더 높은 육류 섭취가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특정 유전자 집단(APOE34/44)에서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낮추는 이점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APOE 유전자형을 고려한 정밀영양 연구와 맞춤형 식이 권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JAMA Network Open, Jakob Norgren et al., 'Meat Consumption and Cognitive Health by APOE Genotype',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46712?guestAccessKey=1b34668e-afe8-4888-aa3d-dd05b3b83eff&utm_source=for_the_media&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ftm_links&utm_content=tfl&utm_term=03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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