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토지나 건물처럼 움직여서 옮길 수 없는 재산을 말합니다. 사람의 거주지가 걸린 문제이니 만큼 개인 재산 중에서는 구매 밎 거래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가격도 어마어마합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규제와 세금이 가장 강력한 시장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비즈니스플러스는 최근 이슈 및 업계 동향에 대해 쉽게 풀어가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요즘 부동산에 대해 하나하나씩 알아가볼까요.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3월 싱가포르 순방을 기점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 '싱가포르발(發) 정책 폭풍'이 감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싱가포르의 주택 정책이 한국의 주택 문제 해결에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직접 언급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실거주'와 '공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싱가포르 주택 정책의 핵심은 주택개발청(HDB)이 주도하는 공공분양 시스템이다. 전 국토의 90%를 국가가 소유하고, 그 위에 지은 주택을 국민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 국민의 약 80%가 이 공공주택에 거주하며, 분양자는 토지 소유권 없이 건물에 대해서만 99년간의 거주 권리를 갖는다.
정부는 이를 벤치마킹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통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과거 강조해온 '기본주택' 구상과 궤를 같이한다.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보유함으로써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절반 이하로 낮추고,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LH의 민간 토지 매각 중단을 지시한 것은 향후 공공택지 내 모든 주택을 사실상 공공주택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이를 통해 '내 집 마련'의 문턱은 낮아지겠지만, 토지 사용료(임대료) 부과와 재건축 시 소유권 문제 등 한국적 상황에 맞는 세부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역시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부동산 세제의 전면 개편이다. 싱가포르는 실거주 여부에 따라 보유세율을 철저히 차등 적용한다. 실거주자의 보유세 부담은 거의 없거나 매우 낮은 수준(0~32%)인 반면, 비거주 주택에 대해서는 면세 구간 없이 높은 세율(12~36%)을 부과한다.
이 대통령은 "거주와 비거주 1주택자를 구분해 정책을 쓰겠다"고 밝히며 싱가포르식 세제를 적극 검토 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과거 실수요자로 간주되어 각종 혜택을 누렸던 비거주 1주택자 역시 '투기적 수요'로 간주해 징벌적 과세를 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싱가포르가 외국인의 주택 취득 시 60%에 달하는 추가 취득세를 부과하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다주택자와 외국인에 대한 취득세 중과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싱가포르는 보유세가 높은 대신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가 거의 없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따라서 보유세 강화에 따른 조세 저항을 줄이기 위해 거래세와 상속세 체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싱가포르 모델의 국내 도입에는 몇 가지 현실적인 걸림돌이 존재한다. 싱가포르 HDB는 매년 수조원의 만성 적자를 기록하지만, 정부가 전적으로 이를 보전한다. 반면 부채 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LH에 공공 공급 확대를 강요하면서 재무 건전성까지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직장이나 학업 문제로 본인 소유 집에 거주하지 못하는 '비거주 1주택자'를 투기 세력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에 비해 국토가 넓은 우리나라는 불가피한 비거주 수요가 많다"며 "일률적인 과세 강화는 임대차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론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소유'를 통한 자산 증식보다는 '안정적 거주'라는 복지적 측면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식 징벌적 세제와 토지임대부 공급 확대는 시장에 '실수요자가 아니면 집을 사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발표될 세제 개편안은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꿀 변곡점이 될 것이다. 정부가 싱가포르의 성공 사례를 한국의 복잡한 시장 구조 속에 어떻게 녹여낼지, 시장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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