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앤생의 디자이너와 나눈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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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앤생의 디자이너와 나눈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

엘르 2026-03-20 08:00:00 신고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냈나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요즘엔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 보다, 무엇을 오래 가져갈 것인가를 자주 고민한다. 영앤생은 서로 다른 세대의 감각이 겹치는 에이지리스 디자인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4월호 인터뷰 이후에 거의 1년만이다. 그 사이 카페를 오픈했다. 공간 소개도 함께 부탁한다

영앤생은 패션 디자인을 중심으로 작업하지만, 그 과정 뒤엔 설치미술과 인테리어, 원단 제작, 음식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다. 하나의 감각은 여러 형태로 파생될 수 있고, 그 감각이 꼭 옷으로만 표현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지난여름에 오픈한 수프 카페는 우리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라는 작은 해안 도시에 머물며 느꼈던 시간과 감각을 수프와 커피, 케이크라는 형태로 나누고 싶어 시작한 프로젝트다. 빠르게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과 준비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옷도 있고, 아트 작품도 있고, 부엌도 함께 있는 공간으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각과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디자이너가 아닌, 한 개인으로서 요즘 자주 느끼는 감정은

삶의 태도를 자주 돌아본다. 함께 일하는 분 중에도 다양한 삶을 살아온 시니어들이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하고, 가끔 우리를 멈춰 서게 하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인지 미래를 향해 가기보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현재를 자주 돌아본다.


최근 ‘이건 더 이상 내 취향이 아니다’라고 느낀 디자인이 있나

20대 초중반까지는 동시대의 가장 빠른 감각을 흡수하고 표현하는 데 익숙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 취향에서 오래 살아남은 것들, 시간이 지나며 드러나는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이 우리의 새로운 취향이자 디자인이 된 것 같다.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스스로 많이 던지는 질문은

지금 결정하는 것이 과연 우리가 지향하는 태도와 결이 맞는지 생각한다.


예전에는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가치가 있다면

예전에는 동시대에서 빠르고 새로운 감각을 찾아 보여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쌓이는 방식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더라.


브랜드 초기에 했던 선택 중 ‘다시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은 순간’은 언제인지

처음에 영앤생은 브랜드로 시작한 게 아니라 미국에서 돌아와 우리가 살던 집을 직접 고쳐서 만든 아틀리에가 시작이었다. 그 공간에서 아트 작품도 만들고, 식물도 기르고, 원단도 만들고, 옷도 디자인하며 시작한 브랜드였는데, 그 순간으로 돌아가도 다시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반대로, 다시 시작한다면 하지 않을 결정도 있나

돌아보면, 스스로를 너무 빠르게 설득했던 순간이 있었다. 덕분에 많은 경험을 했지만 돌아가는 길을 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선택 속에서 느낀 건, 모든 선택에는 저마다 이유와 배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지금은 과거의 선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 시간들이 지금의 기준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작업하면서 흔들렸던 시기가 있나? 기준을 다시 잡게 된 계기는

작업 자체로 크게 흔들렸던 시기는 많지 않다. 오랫동안 작업을 해왔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우리에겐 비교적 자연스럽고, 결과물은 늘 나오기 마련이다. 오히려 작업 외의 일이 힘들 때가 있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 선택해야 할 순간들 그리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과정처럼 말이다. 특별한 계기보다 반복되는 선택 속에서 생긴 태도에 가깝다. 우리가 가는 길이 분명 어려운 목표이고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결국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쪽을 선택해 왔다.


영앤생을 입는 사람이 알아줬으면 하는 한 가지

우리가 만든 옷은 특정한 나이나 세대를 상정해서 만들지 않았고 서로 다른 세대의 감각이 겹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흐름으로 살아가고, 그 위에 자연스럽게 얹히는 옷이 가장 자연스러운 옷이라고 생각한다. 영앤생의 옷은 누구를 규정하기보다 각자의 취향으로, 각자의 시간 위에 놓이도록 만들어졌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몇 년 뒤에 다시 읽는다면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도 굳이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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