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극 ‘한명회’·영화 ‘관상’, 사진제공|KBS·쇼박스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단종의 비극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신드롬이 잠자던 사극 명작들까지 깨우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의 인기가 특정 시대와 실존 인물에 대한 ‘재탐구’로 이어지며 과거작들이 다시 차트 상위권으로 소환되는 ‘동반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1994년 방영된 KBS 대하사극 ‘한명회’다. 작품 길이는 무려 104부작. 배우 이덕화가 수양대군(훗날 세조)을 왕위에 올린 ‘계유정난’의 설계자 한명회 역을 맡았으며, 오랜 시간 ‘고전’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작품이다.
‘왕과 사는 남자’ 열풍과 맞물리며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다. OTT 웨이브를 매개로 ‘한명회’의 조회 수가 급증세를 보이며 급기야 극장·OTT 통합 콘텐츠 차트인 키노라이츠 30위권에 재진입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이런 흐름에 부응 하듯 KBS는 유튜브 채널 ‘KBS 드라마 클래식’을 통해 ‘한명회’의 주요 장면을 재편집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20여 년 전 작품이 다시 젊은 시청층까지 끌어들이는 ‘현재진행형 콘텐츠’로 재탄생한 셈이다.
작품에 대한 재조명은 당시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 폭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명회’에서 12세의 나이로 단종을 연기했던 정태우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게 그 예다.
영화 ‘몽유도원도’ 김남길·박보검 스틸,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 같은 열기는 과거를 넘어 공개를 앞둔 사극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의 형제 관계를 다루는 영화 ‘몽유도원도’가 대표적인 수혜작이다. 서로 다른 이상향을 꿈꾸게된 형제 수양(김남길)과 안평(박보검)의 비극적 서사를 그린 작품으로, 계유정난 이전 서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예비 관객들로부터 ‘왕사남 프리퀄’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완성도 높은 역사 콘텐츠 1편이 대중의 지적 호기심과 향수를 자극해 과거와 현재, 미래의 작품까지 연결하는 ‘콘텐츠 소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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