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첫 합동토론회가 19일 SBS-TV에서 생중계됐다.
이날 김영배·김영남·전현희·정원오·박주민 예비후보가 참석해 서울의 주요 현안과 정책을 놓고 맞붙은 가운데 정원오 후보를 향해 집중 질의가 이뤄졌다. 특히 얼마 전 정 후보가 한 강연에서 성동구 아파트값 상승을 두고 '서울에 없던 발전' 사례로 언급한 것을 둘러싸고 논쟁이 다시 불붙으며 사실상 정 후보를 겨냥한 집중 견제 양상이 펼쳐졌다.
토론은 '서울특별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이유'를 묻는 질문으로 시작됐고, 후보들은 각자의 정치적 이력과 비전을 앞세워 모두발언에 나섰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김영남 후보는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사회자를 맡았던 이력을 강조하며 "오세훈 시장의 성과를 떠올리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열심히 일할수록 박탈감만 커지고 월급 빼고 모든 것이 비싸진 서울에서 지난 서울시장 선거 당시 2030세대의 60%가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너무 비싼 서울에 정면으로 맞설 후보가 되겠다"고 말했다.
전현희 후보는 이번 선거를 "내란을 청산하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을 서울에 뿌리내리는 선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와 함께 시민이 행복한 서울, 글로벌 리더 서울을 만들겠다"며 "세금만 쓰는 시장이 아니라 성장 엔진을 돌려 시민을 위해 재원을 만들어오는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박주민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일해온 사람, 이제는 서울과 일할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기본사회위원회에서 국정 철학의 기반을 닦고, 상법 개정·연금 개혁·의료 개혁 등 주요 과제를 함께 추진해왔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서울을 위해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후보는 "행정·국정·국회를 모두 경험한 유일한 후보"라며 경쟁력을 부각했다. 그는 "성북구청장 시절 친환경 무상급식을 최초로 도입하는 등 '정책 제조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출퇴근에 하루 3~4시간을 쓰고 돌봄 부담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도시 구조의 패러다임을 '공간'에서 '시간'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원오 후보는 "오세훈 시장의 전시행정과 엇박자로 정부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과로 검증된 경험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와 손발을 맞춰 서울 시민의 일상을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성과 없다" "전시행정"…오세훈 시정 난타
첫 번째 현안 공통 질문으로는 현 서울시 정책 가운데 계승할 것과 폐기할 것을 묻는 질의가 제시됐다. 후보들은 오세훈 시정의 주요 정책을 두고 일부는 계승 의사를 밝히면서도 전반적으로는 비판적 평가를 내놨다.
전현희·박주민 예비후보는 공통적으로 계승할 정책으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꼽았다. 신통기획은 재개발·재건축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서울시의 공공지원 제도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전 후보는 "실질적인 공급 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박 후보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할 정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신통기획 정도지만, 이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에 당선된다면 통합 심의에 더해 인허가 병목을 해소해 행정 절차를 보다 신속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폐기 대상 사업으로는 한강 관련 사업이 집중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는 한강버스를 "대표적인 전시성 사업"으로 평가하며 "대중교통 수단이라는 주장과 달리 안전성과 사업성 모두 의심받고 있다. 추가 재정 투입보다 백지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예비후보도 "1800억 원 규모의 한강버스와 3700억 원이 투입되는 노들섬 소리풍경 등 '그레이트 한강' 사업을 즉시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업은 교통 정책도 아니고, 한강을 난개발해 서울의 핵심 자원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 후보는 "행정의 연속성도 중요하다"며 오세훈 시정의 기후동행카드에 대해서는 계승 의사를 밝혔다. 다만 "경기도와의 협업이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은 문제"라며 "K-패스와의 통합과 함께 따릉이, 지하철·버스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원오 후보는 계승할 정책으로 "노후 주거단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지원"을 꼽으며 "보다 안전하고 신속한 '착착개발'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폐지 대상 사업에 대해서는 "특정 사업을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 시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투표(엠보팅)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남 후보는 "전역 청년에게 복무 기간만큼 지원 혜택을 연장하는 정책은 확대·발전시켜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순한 폐기보다 회복해야 할 정책이 많다"며 "여성과 청년의 안전망을 약화시킨 조치들을 되돌리고, 서울 직장 성희롱·성폭력 대응센터, 서울시립 10대 여성건강센터 등 폐지된 정책을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현희 후보는 폐기 대상으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지목하며 "막대한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부지에 복합 돔 아레나를 조성해 글로벌 공연을 유치하면 더 큰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원오 겨냥 부동산 집중 질의…"집값 상승이 성과냐"
이날 주도권 토론은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원오 예비후보의 행정 경험이 민주당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묻는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특히 정 후보의 부동산 정책과 성동구 재임 시절 성과를 둘러싼 집중 질의도 이뤄졌다.
박주민 후보는 앞서 지난 10일 정원오 후보가 한 강연에서 성동구 아파트값 상승을 발전 사례로 언급한 데 대해 "집값 폭등이 여전히 자랑스럽냐"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날 토론에서도 정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박 후보는 "민주당의 기본 가치는 부동산 안정화"라며 "지역 집값 상승을 성과나 자랑으로 내세우는 지도자는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현희 후보 역시 "성동구 집값 상승을 전례 없는 발전 사례로 언급했다는 보도를 봤다"며 "이재명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데, 서울시장이 다른 방향을 취하면 오세훈 시정 때처럼 엇박자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정 후보의 주택 정책 방향도 문제 삼았다. 그는 "민간 개발 시 공공임대 대신 분양주택을 확보해 시세의 70~80%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은 공공임대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임대주택 확대라는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실속형 분양주택이 늘어나는 만큼 일정 비율의 임대주택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임대 물량 확대라는 정책 방향과 충돌할 수 있다"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정 후보의 도시정비 공약을 둘러싼 견제도 이어졌다. 김영배 후보는 "500세대 미만 소규모 정비사업 지정권을 구청장에게 넘기면 난개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고, 전 후보 역시 "쪼개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고 일관성 있는 도시계획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영배 후보는 정 후보를 향해 "공약 발표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정 후보는 "구청장직 수행으로 발표가 늦어졌다"며 이해를 구했다.
성동구 성과까지 따져 묻자…정원오 "시민들 만족도 높아" 반박
성동구 성수동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는 전현희 후보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성수동 상황을 거론했고, 전 후보는 "성수동은 서울에서 임대료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많은 상인들이 떠나고 있다"며 "정 후보가 조례로 이를 막았다고 하지만 강제력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의 성동구청장 시절 정책도 공방 대상이 됐다. 전 후보는 성동구 무료 셔틀버스인 '성공버스'를 두고 "취지는 좋지만 운영이 미흡하고 장애인 접근성도 떨어진다"며 "노선 중복 등으로 혈세 낭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는 "현재 시범사업 단계지만 구민 만족도가 높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 후보는 "무료이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것일 뿐, 결국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토론 말미에는 최근 중도·보수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서울에서 국민의힘 유력 시장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붙었을 때를 가정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토론 말미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본선 경쟁력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졌다.
정 후보는 "중도층 지지를 바탕으로 한강 벨트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강남권에서도 오 시장과 경쟁 가능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는 "유일한 카드가 아니라 유이한 카드"라며 맞받았다.
한편 2차 합동토론회는 오는 20일 이어질 예정이다.
[폴리뉴스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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